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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동강 맥주의 기원은 영국 양조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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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동강 맥주의 기원은 영국 양조기술

북한의 대표적 맥주인 대동강 맥주.이미지 확대보기
북한의 대표적 맥주인 대동강 맥주.
북한이 국영 맥주 20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고 영국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북한이 영국 양조장을 매입해 평양에 설립한 국영 맥주 대동강의 20주년을 기념한 것이다.

맥주 음료인 대동강은 영국 어셔스 공장을 약 150만 파운드에 북한 정권이 사들여 평양에서 재조립한 후 지난 2002년 4월에 시작되었다.
평양의 강 이름을 따서 명명된 대동강 맥주는 176년의 수상 경력에 빛나는 어셔스회사가 파산한 후 양조장이 매입되어 존재하게 되었다.

폐업하기 전에 어셔스(Ushers)의 헤드 양조장이었던 개리(Gary Todd)는 5200마일 떨어진 곳에서 공장을 재건할 수 있도록 북한 직원을 훈련시켜 완성했다.

영국 설비를 들여오다 보니 기본적인 공정은 영국 맥주 기법인데 독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생산한 라거 맥주라서 독특한 맛이 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시아 맥주 치고는 쌉쌀한 편이며, 영국의 에일 맛과 비슷하다. 재료는 대동강 지하수와 천연 보리다.

국내에 유통되는 맥주 중 대동강 페일 에일이 있는데 이건 대동강 맥주와는 이름만 같고 아예 다른 맥주다.

그는 “20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갔는지 참 무섭다. 나는 5~6년 전에 거기에 나가는 것을 조사했고, 그 다음에는 일이 조금 더 터져나갔다. 아직도 운영되고 있어 기쁘다. 환상적인 양조장이었고 왼쪽, 오른쪽, 중앙에 문을 닫는 양조장이 늘고 있어서 전 세계 어디에서나 살아남는 것이 좋다. 있는 곳이 아니라 내가 아는 한 그들이 그것을 잘 팔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동강 맥주의 유래는 고 김일성의 아들 고 김정일이 평양 정상회담에서 당시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술에 대해 농담을 던지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2000년 허세의 과시를 계기로 수년간의 기근과 경제 제재 이후 온건한 어조를 취하려던 김정일은 국영 양조장 건설을 명령했다.

북 정권은 독일 중개인 우에 오엠( Uwe Oehms)에게 눈을 돌렸고 그는 트로우브릿지(Trowbridge) 공장이 문을 닫은 후 토마스(Thomas Hardy Brewing)가 인수한 어셔스 공장을 살 것을 제안했다.

개리(Gary Todd)는 12명의 북한 대표단을 만났고, 그는 통역사와 이야기했다.

브리스톨의 에이번머스 소재 공장이 평양에서 동쪽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원산으로 운송되기 전에 부지를 부수는 데 몇 달을 보내며 러시아 엔지니어들을 고용했다.

1824년에 시작된 양조장은 담뱃갑이 든 도시락을 받은 지역 노동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시작된 후 전쟁으로 폭파되면서 다시 재건되었다.

현재 55세인 개리(Gary Todd)는 스코틀랜드의 이스트 로시안(East Lothian)에 있는 그린 킹(Greene King)의 300년 된 벨헤이븐(Belhaven) 양조장의 현장 관리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웹사이트가 생산 장소와 위치에 대한 세부 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양조장이 동일한 영국산 공장을 사용하여 여전히 녹색 병을 펌핑하고 있다고 믿는다.

개리는 맥주를 시험해 보았고 영국으로 배송된 후에도 맥주가 훌륭한 조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내가 아는 한 그들이 여전히 모든 오래된 키트를 가지고 있고 많이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맥주는 또한 품질 메달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전시회, 쇼 및 과학 기술 축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공장이 '모델 공장'으로 설명되는 등 많은 다른 상도 인용되었다.

서양인들이 맛본 대동강 맥주는 술맛이 좋아 존경할 만한 맥주로 묘사된다

대동강맥주는 북한에서 잘사는 사람만 마시는 비싼 술이다. 일반 주민은 ‘감주’라고 일컫는 막걸리나 중국에서 수입한 싸구려 고량주를 주로 마신다. 술안주는 두붓국, 명탯국, 만둣국 등이다. 쪽파, 말린 조갯살, 인조고기 무침, 말린 낙지(북한에서는 오징어를 낙지라고 칭한다)도 술안주로 인기다.

중국에서도 대동강맥주가 잘 팔린다. 식당에서 중국 맥주보다 4배가량 비싸다. 소문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랴오닝(遼寧)성 둥강(東港)에서 대동강맥주 2호를 라이선스해 생산하기도 한다.

중국이 자본을 대고 북한이 기술과 노동을 제공하는 형태로 합작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한국과 달리 유럽식 맥주가 대세다. 한국 맥주 산업은 미국 맥주 영향을 받은 일본 맥주를 벤치마킹하면서 시작됐다.

미국 맥주는 유럽 맥주와 달리 옥수수 같은 부가물을 많이 넣는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버드와이저, 밀러, 코로나 같은 맥주가 ‘부가물 라거’다.

부가물을 넣으면 도수가 낮아져 소비자층이 넓어진다. 맛이 개운해 청량감이 커지는 대신 향이나 풍미는 옅어진다.

대동강맥주는 유럽 맥주 중에서도 러시아 발티카맥주의 영향을 받았다. 발티카맥주도 알코올 도수나 재료, 가공법에 따라 0~9번으로 넘버링한다.

김정일이 2001년 8월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상트페테르부르크 발티카맥주 공장을 견학하기도 했다.

평양에는 수백개 넘는 대동강맥주 비어홀이 있다. 대동강맥주와 가스맥주(생맥주)를 판매하며 과자와 말린 해산물을 안주로 낸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현 시대에 영국과 북한 사이에 이와 유사한 기술 이전은 앞으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의 세계무대 진출은 그의 정권이 5년 만에 첫 핵실험을 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권력극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이 미국, 한국, 일본을 '침략 행위'라고 묘사한 일을 수행했다고 비난하면서 지난 한달여 동안 긴장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 생활의 한 측면에는 여전히 비군사적 목적이 있다는 게 참 아이러니 하다.


이상욱 글로벌이코노믹 국방전문기자 rh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