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연쇄 금리 인상이다. 연준은 6월, 7월, 9월에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0.75% 포인트 올린 데 이어 연내에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연준 위원들은 점도표를 통해 기준 금리가 연말까지 4.4%(4.25~4.5%)까지 오르고, 내년 말에는 4.6%(4.5~4.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11월, 12월에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가 1.25%포인트 인상돼야 한다는 뜻이다.
한미 양국 중앙은행이 앞다퉈 금리를 올림에 따라 주담대 금리가 덩달아 뛰고 있다. 한국 연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4년 만에 연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최근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상단이 연 7%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지난 22일 기준으로 30년 고정이 6.29%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당시의 2.88%에서 크게 뛴 것이다. 미국에서 모기지 금리가 6%를 넘은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한미 양국에서 주담대 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거래 절벽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과 추가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부동산 거래가 줄어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가 올 5월 1743건에서 6월 1080건, 7월 642건으로 줄었다. 이달 말까지 집계되는 8월 거래 규모는 614건, 다음 달 말까지 집계되는 9월 거래 규모는 137건에 머물고 있다. 미국에서도 모기지 금리 인상으로 주택 수요자가 급감함에 따라 집값 하락을 우려해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으로 주택 매물이 1년 전에 비해 19%가 감소했다.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미국의 8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보다 0.4% 줄어든 480만 건(연율)으로 집계됐다. 이는 7개월 연속 감소세이고,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9.9% 급감했다. 미국의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최장기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미 양국에서 주택 가격도 가파른 내림세를 보인다. NAR에 따르면 8월 미국의 기존주택 가격(중간값)은 38만9500달러(약 5억4690만원)로 40만 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팬시언 매크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 가격은 5월 이후 5%가량 하락했다. 이 기관은 내년 중반까지 주택 가격이 20%가량 추가로 하락하리라 전망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집값이 전국적으로 최고치에 비해 5% 하락할 것이나 완만한 경기 침체가 오면 15%, 심각한 경기 침체를 맞으면 25%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