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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佛 등 유로존, 임금상승 가속화…전년 대비 5.2%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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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佛 등 유로존, 임금상승 가속화…전년 대비 5.2% 증가

벨기에 브뤼셀 EU집행위원회 본부 건물 앞 펄럭이는 EU 국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벨기에 브뤼셀 EU집행위원회 본부 건물 앞 펄럭이는 EU 국기. 사진=로이터
한 온라인 채용 공고의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임금 집계 자료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 등 6개 주요 유로존 경제국가의 임금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외신이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10월 말 채용 공고에 올라온 평균 임금은 1년 전보다 5.2% 상승했다. 이는 6월 연간 상승률 4.2%보다 높고, 아일랜드 중앙은행과 구직 웹사이트가 공동으로 처음 조사한 2019년 평균 1.5%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리몬 라이든(Reamonn Lydon) CBI 이코노미스트와 파웰 아드리안(Pawel Adrjan) 인디드 이코노미스트는 10월 임금은 1년 전보다 7.1%로 상상 이상 높아진 독일의 임금 상승을 지적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의 임금 상승률은 4.7%였다.

근로자의 치솟는 식음료 값과 에너지 비용을 상쇄하기 위한 더 높은 임금 인상률이 초인플레이션 장기화의 징후로 이어질지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사상 최대인 10.7%를 기록했고 유럽중앙은행은 노동자와 기업이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을 기대하게 되면 1970년대식 '임금-물가 스파이럴'이 전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업률이 낮고 코로나 대유행 후 노동력 부족이 더 극심한 미국과 영국보다 유로존에서의 임금 상승이 그동안 더 완만했다. 다만 ECB는 타이트한 노동시장, 일부 국가의 최저임금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악화된 비용 상승에 대한 보상을 반영해 평균 임금 상승률이 2022년 4%에서 2023년 4.8%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비둘기파적인 ECB 이사 중 한 명인 파비오 파네타는 지난주 임금 상승 압박이 지금까지 억제되고 있지만, 지난 세 번의 연속 회의에서 기록적인 2%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중앙은행은 "극도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폴 홀링스워스 BNP파리바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임금-물가 급등에 대한 증거는 거의 없지만, 위험이 지나갔다고 말할 수 없다"며 ECB의 매파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임금과 물가 결정을 견인하기 시작하는 징후들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가하는 산업활동 추세가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협상력을 갖도록 할 것이라고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채용공고 임금 집계 데이터가 유로존의 2분기 시간당 노동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는 최신 유로스타트 데이터보다 시기적절한 수치이다. 데이터는 국가별로 급여를 인용하는 광고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덜 포괄적이다. 그러나 채용공고 임금 통계는 신규 고용을 반영하기 때문에 수개월이 걸리는 단체협상 합의를 포괄하는 ECB의 협상 임금 측정보다 노동 시장의 전환점을 더 빨리 포착할 수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지난 1년 동안 최저임금을 여러 차례 인상했고 직원들의 생활비 상승에 대처하는 지원책으로 고용주들에게 일회성 급여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을 제공했다. 노조들은 또한 임금 인상에 대해 점점 더 강경한 입장이며, 지난달 프랑스 내 정유공장을 폐쇄하는 산업행동과 독일 IG메탈이 거의 400만 명의 노동자들에게 8%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새 채용 공고 임금 통계는 아일랜드와 이탈리아의 4%, 스페인 3.9%, 네덜란드 3.8%의 임금 인상을 보여주며, 비록 모두 독일과 비슷한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생활수준의 더 큰 하락을 의미한다. 구인율이 더 높은 영국의 공시 임금 증가율은 6월 이후 6%를 넘어섰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여름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았지만 국가별 및 부문별에 걸쳐 상승 압력이 확산되며, 노동력 부족보다는 인플레이션 요인에 의해 점점 더 힘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라이든은 말했다. 그동안 고용주가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식당, 운전 등 분야에서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았지만 현재 60%가 넘는 직업군에서 3% 인상을 웃돌았다.

반면, 연구원들은 일부 유로존 국가들의 경제 전망이 악화됨에 따라 임금 상승 안정 또는 둔화가 시작하는 초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든은 고용주가 고용할 때 장기 투자 관점에서, 경제적 불확실성에 더 민감한 IT와 금융과 같은 고임금 부문에서 이러한 임금 상승 둔화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