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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라진 리커창의 '기업가 정신', 중국 경제 의문 부호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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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라진 리커창의 '기업가 정신', 중국 경제 의문 부호 달린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처에서 보듯이 강압적인 태도로 자유시장 경제정책을 억압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처에서 보듯이 강압적인 태도로 자유시장 경제정책을 억압하고 있다.
중국 전망은 희비가 교차한다. 전문가의 견해에 따라 머지않은 장래에 세계 패권을 장악할 것이라는 견해와 세계패권 장악은 어렵지만 지역 맹주로 권위주의 진영을 대표할 것이라는 견해가 주로 혼재한다.

2013년 6월, 시진핑 정권이 아직 초기 단계였을 때,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캐피탈은 리커창의 개혁 지향적 자유시장 경제정책을 지지하며 “리코노믹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하지만 신조어는 신기루에 불과했다.
시진핑과 공산당이 리커창에게 경제 권력을 넘길 것이라고 보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공산당 총서기이자 중앙재정경제영도그룹의 지도자 시진핑은 이전 시대 총리에게 주었던 경제권력을 회수했다. 엄격하게 통제했다.

경제정책에 대한 두 사람 생각은 목표는 같을지 몰라도 가는 길은 달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로나 봉쇄정책이다. 리커창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감안해 느슨한 봉쇄나 부분적 해제를 말했지만, 시진핑은 봉쇄정책이 중국 특유의 문화를 반영한 것으로 코로나 대응에 최선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리커창은 경제 통계가 암시하는 대로 리오프닝(재개장)을 말했지만 시진핑은 공산당 결정의 정당성, 개인의 희생은 국가를 위해 당연하다는 독선을 선택했다.

◇리커창은 사라졌다


2014년 9월 톈진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하계포럼 개막 연설에서 리커창은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말하면서 제도 개혁을 강조했다. 덩샤오핑 노선을 추종하는 것이었다. ‘개혁개방’ 정책 계승자의 출현이었다.

하지만 시진핑은 달랐다. 소련이 붕괴한 이유를 공산당의 부패와 정세 판단 미숙에서 찾았다. 중국공산당이 세계질서를 주도하려면 미국식 민주주의나 자본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보았다. 시진핑에게 민간은 공산당 지배를 위협하는 불순세력으로 보였다. 선부론을 버리고 공동부유를 지배이념으로 채택했다. 지나친 민간의 부 집중은 그에게 부정부패였다. 체제위협이었다.

시진핑과 중국공산당은 당이 주도하는 계획경제를 부활했다. 국유 기업을 강화하고 당과 국가가 기업 운영 방식을 지시하는 체제를 만들었다.

부패와 싸우고 반독점법을 시행한다는 구실로 민간 기업과 기업가의 자산을 약탈했다. 이로써 중국경제는 본질적으로 경제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고 개혁과 개방 경향을 역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2022년 8월 중국 연례 베이다이허 회의 직후 리커창은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이자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운동에서 중추 역할을 한 선전을 방문했다. 덩샤오핑 동상 발치에 꽃을 놓고 “황하와 양쯔강은 되돌아가지 않는다”며 개혁의 길을 강조했다. 바램이고 유언장이었다.

리커창은 지난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고위 지도부에서 물러나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개혁개방을 말할 공적 위치를 상실했다.

반면, 시진핑은 세 번째 임기를 확보했고 측근들을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대거 배치했다. 중국이 이제 글로벌 가치 규범이자 표준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에서 완전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리커창 자리를 메울 사람은 상하이 봉쇄를 감독한 리창이 예상된다. 시진핑 정책을 강력히 신봉하는 최측근이다. 사람들은 그가 과거 반도체특구 등을 주도한 기술 혁신 신봉자라고 말하면서도 민족주의적이고 시진핑을 생각의 중심에 두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개혁개방 노선을 따르기 어렵다는 말이다.

중국은 2010년대 중반에 첨단 산업국가로 국가산업 시스템을 전환하려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돈 흐름은 첨단산업으로도 갔지만 이익이 적었다. 공산당 관리들은 평가에 불리했다. 이익이나 성과가 큰 인프라 및 부동산 프로젝트로 돈이 흐르기 시작했다. 압도했다.

과열 투자는 필연적으로 비생산적인 자산 형태로 비효율을 초래한다. 예를 들면, 중국의 고속철도망이다. 개장한 지 15년, 벌써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길이지만 대부분의 노선은 수익성이 없다. 중국 철도는 현재 8420억 달러 규모로 천문학적 부채 상황에 놓여있다.

◇불확실한 경제 극복할 수 있나?


코로나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중국의 경제는 시진핑 2기 이래 하향세를 타고 있다. 시진핑이 처음 임기를 시작한 이래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GDP가 총 7억 달러에서 17조7억 달러로 10조 달러나 늘었다. 하지만 성장률이 줄고, 기업ㆍ가계 및 정부 부채가 모두 급증했다.

수년간 과잉 투자는 거대한 부동산 거품을 부채질했다. 그리고 부동산 가격 폭락은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부동산 개발을 주도했던 지방 정부 금융 수단들은 위험 신호를 보이고 있다.

지방 정부는 중국 투자 거품의 진원지이다. 도시화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인프라 및 개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토지에 대한 사용자 권한을 판매하여 자금을 조달했다. 채권 발행 및 은행 대출로 조달된 자금을 투자하는 지방 정부금융기관(LBFV)을 기관도 설립하여 지방 정부 법적 제한을 피했다.

중국은 현재 지방, 지구 및 카운티 수준에서 약 1만개의 지방정부금융기관이 있다. 모두 합쳐 1조600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분석가들은 이 분야에서 디폴트가 임박했다고 경고한다.

이미 글로벌 투자 자본은 중국의 시진핑 3기에서 펼쳐질 공산주의 경제에 두려움을 보인다. 제조업 외국인직접투자(FDI)가 현격히 줄고 있다. 중국 시장 규모 때문에 서비스 FDI는 늘고 있지만 전체 FDI 규모는 감소하는 추세다.

당면한 미래 너머를 내다보면 인구 감소와 고령화도 장기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직 6억 명에 달하는 상대적으로 값싼 노동력이 있지만 저숙련 노동력을 활용한 경제로는 중국이 성장할 수 없다. 현상유지 수준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첨단 산업경제로 가기에는 역부족이다.

2010년경 많은 예측가들은 중국이 2020년까지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제 그들은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이 5% 성장률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느냐, 4% 수준을 유지하느냐, 3% 수준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2050년 GDP에서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지가 판가름난다.

점점 더 많은 전문가들이 국가 통제 계획경제로는 기업가정신이 충만한 자유시장 경제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한다. 혁신과 생산성 향상, 창의는 열린 사회에서 더 강한 경쟁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