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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인사이트] 소프트뱅크, 알리바바 왜 팔았나…주가는 상승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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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인사이트] 소프트뱅크, 알리바바 왜 팔았나…주가는 상승 반전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딩 플로어에 있는 알리바바 그룹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딩 플로어에 있는 알리바바 그룹 로고. 사진=로이터

일본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 주식을 매각한 가운데 알리바바 주가가 다시 뛰었다.

알리바바는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거의 전량 털어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튿날인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미국 증권예탁원증서(ADR)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소프트뱅크 매각 충격은 단 하루에 그쳤다.

소프트뱅크의 매각 소식이 나온 전날 5.92달러(5.93%) 폭락해 93.84달러로 추락했던 알리바바는 이튿날인 13일에는 2.33달러(2.48%) 뛴 96.17달러로올라섰다.

알리바바 지분 거의 전량 매각


외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올들어 이른바 ‘포워드 세일’을 통해 알리바바 주식 약 72억달러어치를 매각했다. 포워드 세일은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매각하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포워드 세일로 알리바바 주식을 매각하면서 환매 옵션도 당초 갖고 있었지만 이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주식을 살 일이 없다는다짐인 셈이다.

지분 매각으로 연초 25% 수준이었던 소프트뱅크의 알리바바 지분율은 이제 3.8%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에도 알리바바 지분을 290억달러어치 매각한 바 있다.

앤트그룹 IPO 취소뒤 70% 폭락


알리바바는 마윈 창업주가 2020년 알리바바 산하의 핀텍업체로 당시 사상최대 기업공개(IPO)로기대를 모았던 앤트그룹 IPO를 불과 수일 앞두고 한 금융컨퍼런스에서 중국 금융당국의 후진성을 날카롭게비판하면서 고전해왔다.

중국 지도부에 미운 털이 박혔고, 그 미운 털은 다른 중국 기술업체들로도 확대됐다.

중국 경제성장 엔진으로 대접받았던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기술업체들은 이후 2년 간 공산당에 대항하는 불온세력으로 간주돼 심각한 규제 압박에 직면했고, 주가도 급격히 하락했다.

앤트그룹 IPO가당국에 의해 취소되기 직전인 2020년 11월 2일 310.84달러에 이르렀던 알리바바 주가는 이후 내리막 길을걸어 지난해 5월에는 80달러 수준까지 추락했다. 이후 서서히 오르다가 같은 해 7월 다시 80달러 후반대로 밀렸고, 이후 약세 흐름 속에 10~11월에는 60달러 수준으로 추락했다.

올해 들어 91.98달러로출발한 알리바바는 이후 상승세로 방향을 잡고 있다. 올해 9.17% 올랐다.

알리바바가 최근 상승 흐름으로 복귀한 것은 여러 호재가 겹친 덕이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철회에 따른 경제 재개방, 사업부문을 6개로 쪼개 분사한다는 전략, 당국의 규제 완화 등이 알리바바에 다시 볕이 들도록 하고 있다.

다만 2020년 11월을 기준으로 하면 주가는 70% 폭락했다.

중 기술주 새 시대 서막


소프트뱅크의 알리바바 지분 매각은 알리바바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막 시작하려는 단계에서 나왔다.

배런스에 따르면 이는 알리바바의 새로운 출발에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하다.

거대한 구조조정을 앞두고 든든한 후원자가 빠졌다는 점은 불안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알리바바 소유권이 분사를 통해 대변혁을 거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를 가로 막을 수도 있는 걸림돌이 제거된 것일 수도 있다.

마윈 창업주의 영향력이 축소될 구조조정에 대해 중국 당국이 승인을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최대 주주 가운데 하나였던 소프트뱅크가 사라졌다는 점은 기업지배구조 개편 청신호다.

소프트뱅크, 알리바바왜 팔았나


소프트뱅크가 왜 이 시점에서 알리바바 지분을 매각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소프트뱅크도 이에 관해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분 매각 사실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소프트뱅크의 알리바바 지분 매각에는 중국 당국이 은밀히 개입했을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분사 계획, 중국재개방 등 호재 속에 상승세 재시동을 거는 알리바바를 내던졌다는 것이 그 시기를 둘러싸고 의문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중국이 미국, 일본등과 계속해서 긴장을 높이는 가운데 지정학적 불안으로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에서 손을 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순전히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배런스에 따르면 비록 알리바바 주가가 이전에 비해 크게 낮은 상태라고는 하지만 지난해 10월 저점에 비하면 49% 폭등한상태다. 다른 중국 기술업체들 주가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랠리에서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전략으로 발을 빼는 경우는 흔하다. 다른 투자자들 역시 중국 기술주에서발을 빼고 있다.

네덜란드 투자업체 프로서스(Prosus)가 텐센트 지분을 대거 매각하려 한다는 소식에 텐센트 주가는 12일홍콩시장에서 5% 폭락하기도 했다.

전날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기술업체들에 대한 투자를 권고하고 나섰던 ubs의 마크 해펄 최고투자책임자(CIO)는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 지분을 매각한 것이 놀랄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해펄은 콕 집어 이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대주주가 주가 랠리에 주식을 내다파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 아니라면서 특히 소프트뱅크처럼 다른 종목 투자로 손실을 보고 있는 경우에는 더 그렇다고강조했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산하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IPO를 위해 돈이 필요하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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