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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베이비부머 세대들 "은퇴하기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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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베이비부머 세대들 "은퇴하기 겁난다"

55~64세 중 58% 은퇴저축계좌 없어…노후 문제 이슈 부각

미국 베이비부머 세대가 퇴직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쌍의 부부가 노부부가 캘리포니아 라 졸라의 해변을 따라 바다와 파도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베이비부머 세대가 퇴직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쌍의 부부가 노부부가 캘리포니아 라 졸라의 해변을 따라 바다와 파도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퇴직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퇴했거나 은퇴를 준비하는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퇴직연금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퇴직연금의 평균 금액도 부족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미국 은행 부도 문제와 함께 노후 준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베이비부머는 1946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2021년 기준 미국 전체 인구의 약 21.16%를 차지한다. 1964년에는 미국 인구의 40%를 차지했다. 이들은 전쟁으로 망가진 국가의 재건을 책임지며 성공과 부를 갈망했다.

◇베이비 부머 특징과 노후 준비 상태


노후준비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는데, 연금이나 저축계좌 등의 금융 상품 이용, 주택을 팔거나 주택연금을 통한 자금 확보, 일이나 부업을 통해 노후를 살아간다.

적정 규모의 노후준비금은 개인의 소득 수준, 생활 비용,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연간 소득의 70~80%를 유지하는 것이 무난하다는 진단이다.

베이비부머들의 가구당 평균 총자산은 약 4억5000만원 정도이며, 순자산은 약 3억5000만원 정도이다. 그러나 베이비부머 절반 이상이 퇴직연금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퇴직연금 계좌의 평균 금액도 약 1억30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은퇴 후 안정적인 삶의 질을 유지하기에 부족한 자산이다.

자료에 따르면, 저축률은 나이가 들면서 증가하지만, 어느 정도까지만 증가한다. 55~64세의 베이비 부머에 해당하는 미국인 58%가 은퇴 저축계좌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미국에서 은퇴 계좌란 미국 정부에서 제공하는 소셜 연금(Social Security Benefit) 외에 개인이나 고용주가 관리하는 은퇴연금 계좌를 말한다. 미국의 은퇴준비 자산은 주로 401(k), 403(b), IRA, HSA 등의 세금 혜택이 있는 플랜을 활용한다.

사회보장 계획에 따르면 65세의 퇴직자는 평균적으로 20년 더 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이때부터 소득이 없어 젊은 시절에 노후를 대비한 자금 유무가 이후 삶의 질을 결정한다.

퇴직 계좌가 없으면 대부분의 퇴직자는 사회 보장 제도에 의존한다. 은퇴한 근로자의 월평균 사회보장 수표는 약 1800달러이다. 65세 이상 미국인이 사용하는 월 평균 가구당 지출은 약 4000달러 이상이다.

지출에 비해 사회보장제도가 지원하는 금액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회보장제도를 믿고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은퇴한다. 즉, 미국의 은퇴자들은 목표와 현실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안정적 퇴직 준비금은 대략 근로자가 67세까지 연봉 10배를 저축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즉, 중위 소득을 기준으로 개인은 37만5000달러, 가구의 경우 70만8000달러이다.

자산 관리 회사에 따르면, 목표가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은퇴하는 것이라면 미국인들은 110만 달러 가까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평균 퇴직 계좌는 2022년 말에 10만 달러를 약간 넘었다.

가장 최근의 연방 데이터인 2019년 은퇴 저축액이 13만4000달러로 베이비 붐 세대의 저축액은 3년 사이에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이는 해당 연령대의 평균 은퇴 저축액인 40만8420달러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 연령대의 슈퍼 리치의 부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말이 된다. 빈부격차다.

조사에 따르면 저축이 없는 퇴직자 비율은 30%에서 37%로 증가했다.

이전 세대의 은퇴자들은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하기 위해 사회보장 제도와 고용주가 지원하는 연금에 의존했다.

사회보장은 수년에 걸쳐 소득원으로 줄어들었고 연금은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편안한 노후를 원한다면 은퇴 계좌에 충분한 돈을 저축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민간 부문의 거의 절반인 5700만 명의 미국인은 직장에서 은퇴를 위해 저축할 권한이 없다.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고용주가 후원하는 퇴직 계획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 직원이 10명 미만인 회사 근로자의 78%,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는 근로자의 76%, 미국 히스패닉 근로자의 64%가 은퇴 저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직원이 100명 미만이 되면 은퇴 저축 계획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 소득이 낮으면 금융 기관과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적고 월급을 받아 당장 생활하기에도 바쁘다.

이처럼 누구나 은퇴 계획을 시작해야 하지만, 저소득 미국인들에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1980년대 이후 가장 부유한 미국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물가로 실질 임금 개선이 정체되었다. 이런 이유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미국인들이 70대까지 일하고 있다. 노동력에서 7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1996년 5%에서 2026년 11%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임금을 받는 기간이 늘어나고 있지만, 2021년 노인 빈곤율은 10.3%에 달했으며,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사회 보장 제도가 없었다면 40%를 넘는다.

저축 부족으로 인해 많은 노인들이 노후에 의료 비용이 부족하다.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결국 장기 요양이 필요하다. 오늘 65세인 사람은 추정치에 따라 평균적으로 향후 장기 요양 비용으로 12만900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국립노화협의회(National Council on Aging)의 분석에 따르면 노인의 60%가 2년간의 장기 재택 간호를 받을 금전적 여유가 없다.

◇ 미국이 권장하는 노후준비 방안


하나는 계속 일하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 일을 원하기 때문에 노동력에 종사하는 고령자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소득 외에도 고령 근로자는 사회적 연결, 집 밖에서 생활하기, 가치 있는 일 하기 등을 하려고 한다.

근로 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은퇴 저축을 고갈시키기보다는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회보장 혜택을 연기하면 혜택 금액이 늘어난다.

62세에 청구할 수 있지만 70세까지 기다리면 월별 지원액이 거의 두 배가 된다. 이는 별다른 추가소득이 없는 노인들에게는 행운이다.

주택 소유자는 퇴직 저축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주택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택은 은퇴 주택 소유자의 순 자산의 대부분이다. 그러나 노인들은 비과세 소득을 창출하는 주택에 대한 대출을 꺼린다.

베이비 부머 은퇴 후 삶의 질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장기적인 정책 수정으로 많은 기업들이 퇴직자를 위해 보편적 퇴직 저축을 제공하려고 한다.

12개 이상의 주에서 퇴직 저축 계획을 제공하지 않는 회사의 직원을 위해 퇴직 저축 계획을 채택했다. 다른 많은 주에서는 'auto-IRA' 프로그램을 고려하고 있다. 이 제도는 미국 정부에서 제공하는 소셜연금 외에 은퇴계좌를 가지지 못하는 근로자들을 위한 제도이다. 자동 가입과 급여 공제를 통해 개인의 IRA 계좌에 저축을 쌓을 수 있게 한다. 근로자는 언제든지 계좌에서 탈퇴하거나 저축액을 조절할 수 있다. 아직 연방 법률로 제정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직장에서 은퇴를 위해 저축할 수 없는 5700만 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노후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나마 베이비 부머들은 그나마 평균 자산이 그 후세대보다 많은 편이다.

따라서, 베이비 부머 은퇴자를 위한 다양한 정책은 결국 후세대들의 자산 준비 부족을 사전에 대비하는 과정이다. 미국은 국민들의 노후의 삶의 질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퇴직연금이 없는 퇴직자는 생활비를 사회보장 연금에 의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회보장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실제 필요한 자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65세 이상 노동자가 가장으로 있는 가구의 평균 생활비는 월 4000달러 (약 529만 원)가 넘지만, 은퇴 노동자가 받는 월평균 사회보장연금은 1800달러 (약 238만 원)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은퇴 후에도 안정적인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간 소득의 70~80%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중간 임금 기준으로 1인당 약 4억9640만 원, 가구당 약 9억4700만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자산관리업체인 슈뢰더스의 조사에 따르면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원하면 약 14억56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베이비부머 중간 가구의 퇴직연금 계좌의 평균 금액은 지난 2019년 기준 약 1억7700만원에 불과하다. 피델리티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계좌의 평균 금액은 약 1억3200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예금이 전혀 없는 은퇴자 비중은 30%에서 37%로 늘어났다.

미국은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 준비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