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17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공개 화상 회의에서 올해 1분기 에너지 수입이 50% 이상 감소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서방의 제재를 비난함과 동시에 러시아가 처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러시아의 비에너지 수입은 계획대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말까지 소폭 흑자를 낼 가능성이 있지만 에너지 수입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석유는 12월과 2월에 각각 부과된 러시아 석유 및 정제 석유 제품에 대한 G7 주도의 가격 상한제 때문에 글로벌 벤치마크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될 수밖에 없었다.
가격 할인은 러시아가 상한선이 적용되지 않는 비 서구 선박으로 전환함에 따라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정부 재정에 부담을 줄 만큼 충분히 중요하다.
제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그 어느 달보다 더 많은 석유를 수출했다. 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원유 선적량의 거의 80%가 중국과 인도로 흘러갔다.
그러나 러시아 재무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첫 4개월 동안 모스크바 에너지 수익은 급감했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푸틴 대통령은 시장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OPEC+ 파트너들과 함께 석유 생산의 ‘자발적 감축’을 통해 낮은 유가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발표된 하루 50만 배럴 감산에 대한 러시아의 결정은 즉각적인 영향은 거의 없었다. 가격은 OPEC이 예상치 못한 추가 삭감을 발표한 후인 4월에야 상승했다.
한편 키이우 경제 연구소 연구원들은 석유 판매 기록 분석을 기반으로 러시아 수입 감소의 약 75%가 시장 가격이 아닌 서방 제재에 기인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수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