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빨간불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가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는데도 주가는 급락했다. 전반적인 증시 침체 속에서도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 2일 124.28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2월에 기록한 52주 신고가 125.41달러에 근접했으나, 1분기 실적 발표 후 상승세가 꺾이는 양상이다.
팔란티어는 전날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8억8400만달러, 조정된 주당순이익(EPS)은 0.13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예상치인 8억6천300만달러를 상회했고, 주당순이익은 예상치인 0.13달러에 부합했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팔란티어는 불타오르고 있다"며 현재 상황과 전망에 대해서도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팔란티어의 실적 발표 내용이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이 전했다. 투자은행 윌리엄 블레어의 루이 디팔마는 "일부 투자자들은 팔란티어의 점진적인 이익률 감소와 해외 시장 매출의 전년 대비 감소에 실망할 수 있다"면서 "이 회사의 높은 '멀티플'(주가수익비율 등)이 매출 성장 둔화 시 취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팔란티어의 유럽을 비롯한 해외 상업용 분야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직전 분기의 3% 성장에 비하면 부진한 실적이다. 미즈호은행의 그레그 모스코비츠도 "강력한 실행력과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이번 실적으로) 높은 멀티플을 정당화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관세 협상과 관련해 추가로 진전된 소식은 없었다.
다만 미국의 관세 협상을 이끄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이날 의회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현재 18개 주요 교역국 중 중국을 제외한 17개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 주 우리의 최대 교역국 일부와 무역 합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향후 2주 이내에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미 여러 차례 의약품과 반도체에 대해 품목별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의약품 관세도 새로운 소식은 아니지만 항목별 수치에 따라 미국 뉴욕증시가 다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날 발표된 3월 무역수지는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 불확실성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미국의 3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대규모 관세 정책을 앞두고 선주문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월 무역수지 적자는 1천40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14% 늘어난 수치이자 시장 예상치 1천370억달러보다 큰 적자다. 미국은 앞서 1월 1천307억달러의 무역 적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매그니피센트7' 중 아마존만 강보합일 뿐 나머지 6개 종목은 모두 하락세다. 일라이릴리는 3% 넘게 떨어지고 있다. 트럼프가 2주 뒤 의약품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나선 여파로 풀이된다. 암젠도 2.42%, 화이자는 1.82% 내리는 중이다.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장에선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에 더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유럽증시도 전반적으로 혼조 양상이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장 대비 0.46% 하락하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0.49% 내리고 있으며 전날 휴장했던 영국은 강보합이다.
국제 유가는 전날 급락한 데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급반등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10분 현재 근월물인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4.20% 급등한 배럴당 59.53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7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3.85% 튀어 오른 배럴당 62.55달러를 기록 중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