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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CEO들이 중국 방문 결과에 침묵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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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CEO들이 중국 방문 결과에 침묵하는 이유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방문, 정부 고위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중국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방문, 정부 고위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중국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진=로이터
최근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한 이래 활력 제고를 위해 다양한 조치를 하고 있지만, 상반기까지 애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국내 투자만으로는 활력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인식 아래 해외 투자 유치와 함께 자유 진영에서 경제안보 관점에서 자국을 부정적으로 낙인찍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글로벌 CEO들을 대거 초청했다.

글로벌 CEO들도 코로나 봉쇄가 해제된 중국 내 자사 공장 현황이나 향후 중국 경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중국 현지 방문을 늘렸다. 중국이 주최하는 각종 경제포럼에 초청을 받는 형식 또는 현지 방문 기회에 매장이나 공장을 찾거나 투자를 위해 상담하는 방식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CEO들이 중국 경제 상황, 소비시장 진단과 전망, 정책 변화 여부 등을 어떻게 얘기할지 주목했다. 현지를 둘러본 결과가 궁금했다.

그들의 진단과 평가는 투자의 방향을 의미하고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방문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현안에 대해 소신을 밝히기를 좋아하는 테슬라 일론 머스크는 물론 중국을 방문했던 다른 글로벌 CEO들도 방문 결과에 대해 침묵을 유지했다.

◇글로벌 CEO들의 침묵


글로벌 기업의 CEO들은 3년 동안 가혹한 코로나 경제 봉쇄 조치 이후에 중국 시장이 어떻게 변했는지, 어떻게 변할지 직접 확인해 보고자 했다.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커서 방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을 방문한 CEO는 애플 팀 쿡, 인텔 챗 겔싱어, GM 메리 바라, 블랙스톤 스티븐 슈워츠먼, JP모건 제이미 다이먼 등 세간의 이목을 끄는 인사들이다.

이들의 주목할 만한 공통점은 대부분 정부 관리, 현지 직원 및 파트너와의 회의로 구성된 여행에 대해 공개적으로 많이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팬데믹 이전에 빈번했던 미디어 행사 및 기타 공개 참여는 보기 드물었다.

트위터에서 아낌없는 농담으로 유명한 머스크조차 이례적으로 침묵했다.

2020년 머스크는 무대에서 춤을 추며 상하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첫 자동차의 인도를 축하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장 방문에 언론 접촉을 자제했다. 머스크는 중국 공장을 방문한 이후 중국에 있는 동안 현장 소식을 한 번도 트윗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의 CEO도 마찬가지다. 솔로몬은 2019년에 언론 인터뷰를 하고 각종 포럼에 참여했다. 그러나 올해 방문 중 알려진 것은 규제 당국, 중국 국부펀드 및 대학과의 비공개 회의가 전부였다. 행사는 알려졌지만, 논의 내용 소개가 없었다.

◇침묵의 배경


이제 중국과 자유 진영 국가의 관계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자유 진영은 중국을 구조적 경쟁자로 규정했다. 탈세계화가 진행되었고 전반적인 흐름은 긴장과 갈등이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런 경제안보의 강화에 힘들어했다. 글로벌 기업의 CEO들은 자유 진영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표출했다. 중국에서 매출이 줄면 당장 기업 가치가 하락하고 좋은 일자리가 줄게 된다. 이는 기업의 경쟁력 후퇴로 이어지고 결국 정부에도 부담이다.

수출을 자국 경제의 기반으로 삼는 독일이나 프랑스 등 미국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일부 국가들도 이 부분에 대해 미국의 양해를 구했다. 탈세계화의 흐름은 이런 반발과 비난 속에 재세계화로 전환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이었다. 코로나 이전의 중국과 달라졌다. 시진핑 3기가 시작되면서 중국의 정책이 변했다.

대만과의 갈등도 주효했다.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무력시위를 강화했다. 이는 자유 진영의 기업인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었다. 워런 버핏의 경우에 TSMC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글로벌 기업 CEO들은 중국에 관한 정보가 필요했다. 긴장이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악화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변화된 중국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전략 수립이 필요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한 결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태도가 변했다. 자유 진영의 견제로 국가 안보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였다. 특히 마이크론 보안 조사에서 보듯이 글로벌 기업의 현지 회사에 대한 단속으로 인해 많은 외국 기업들이 법의 경계에 놓이게 되었다.

중국 특유의 애국 소비를 감안할 때 중국 당국의 감정을 자극하는 언행은 이런 시기에 기업의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 너무나 명백했다.

자유 진영의 기업들은 올해 들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현상 유지에 집중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언론 노출이나, 만찬 또는 연설 기회를 자제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현지 책임자들도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탐색하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신원을 밝히지 않은 미국 무역협회 직원은, 미국 CEO들이 중국을 방문하기 전에 중국의 방첩법 확대가 자신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민감한 성격을 띠고 있음을 함축하는 사례다.

CEO들은 또한 시진핑 3기 이후 중국 정부 관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궁금해한다. 자칫 실수하면 자신은 물론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민감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한 이후 워싱턴과 베이징이 취한 입장에 대해 언론에 논평하는 것이 큰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발동되고 있다.

EU 상공회의소는 성명에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은 항상 일정 수준에서 주의를 기울여 왔으며 현재 민감한 것으로 간주될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유 진영에 살고 있어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지만 미·중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자칫 자신의 발언이 어느 한 국가에 부담을 줄 경우 기업 전체의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발언을 삼가는 것이다.

다만, 글로벌 CEO들이 중국에 있는 동안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 양대 경제국을 분리하려고 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과 미국 정부의 반응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CEO들의 수많은 방문이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의 표시”라고 말한다. 그들의 여행이 상대적으로 절제된 것은 중국을 봉쇄하는 미국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말한다.

간첩 방지법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국내 법률을 통해 국가 안보를 보호하는 것은 중국의 고유 권리라고 강조한다.

중국은 미국이 각종 법률로 중국과 거리를 두려는 것에 대해 중국을 왜소화하려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한다. 글로벌 기업 CEO들을 초청해 중국은 여전히 자유 무역을 존중하며 해외 투자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투자 확대 유치와 방첩법 강화라는 상충되는 두 요소의 갈등을 관리하면서 균형과 절충을 찾고 있다.

미국의 입장은 유연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냉랭한 관계가 곧 해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러몬도 상무장관 등도 중국 파트너를 만나 해빙을 위한 논의를 전개 중이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수출 억제와 데이터 보안 문제를 포함한 갈등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