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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고급 기술 인력은 '미국으로, 미국으로'…"인도엔 기술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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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고급 기술 인력은 '미국으로, 미국으로'…"인도엔 기술자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로이터
미국은 비자 발급 어려움과 손쉬운 정리 해고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생과 기술자를 끌어들이는 자석과 같은 나라다. 2021년에 인도 시민권을 포기한 16만3370명 중 7만8284명이 미국을 제2의 고국으로 선택했다. 사람들은 미국 시민권을 '성장의 기회'로 보고 가장 많이 찾았다.

인도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은 사람도 영주권 대기 기간 연장, 비이민 H-1B 비자의 제한, 최고 기술 대기업의 해고 위협 등 각종 어려움이 억누르지만, 아메리칸드림을 가진 인도인들에게 미국은 여전히 최고로 선호하는 이민 국가다.

2021년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시민권을 포기한 후 자국을 떠나는 인도인들에게 여전히 최고의 선택이었다.

최근 미국 고등위원회(US High Commission) 자료에 따르면 기록적인 수의 인도 학생들이 고등 교육을 받기 위해 미국을 선택했고, 미국에서 공부하는 100만 명 이상의 외국인 학생 중 거의 21%가 인도인이었다.
올해 발표된 미국 국제교육협회(IIE)에서 발간한 ‘Open Doors’의 미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 수에 따르면 거의 20명의 인도 학생이 2021-22학년도에 미국을 고등 교육 목적지로 선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19% 증가한 수치였다.

이제 인도의 학생들은 인도에서 학사 학위를 마치고 미국으로 나가기보다 12학점을 마치면 곧바로 외국으로 떠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한다. 아메리칸드림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빠를수록 더 좋다"라는 입장이다.

인구가 14억 명이 넘는 나라의 학생과 기술자에게 미국은 여전히 세계적 수준의 교육, 더 나은 직업 전망, 더 나은 삶을 구축할 기회로 인식된다.

미국에는 4년제 대학이 약 3000개, 2년제 대학이 약 1600개 등 비교적 높은 학업 수준을 제공하는 약 4600개 대학이 있다. 여기서 인도 유학생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인도의 국내 교육 시스템은 5만2000개에 가까운 교육 기관이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교육 시스템 중 하나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런 성장에도 불구하고 대학원 과정의 기회가 여전히 적다. 극소수 최우수 대학을 제외하면 전체 교수 가운데 50% 미만만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최고급 교육을 받은 석학으로부터 학문을 배울 기회가 적다.

2018-19년 기준 인도 고등 교육 기관의 35%만이 대학원 프로그램을 제공했고, 2.5%만 박사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최고 우수 학생들은 더 높은 학업성취도, 더 높은 전문 분야의 지적 향상을 노리고 있지만, 인도는 이를 충족해 줄 수 없다.

한편, 미국에 있는 인도 학생의 77% 이상이 2020-21학년도에 STEM을 공부했고, 수학과 컴퓨터 과학이 가장 인기 있는 STEM 분야로 인도 학생의 35%를 차지했다.

2022년 백악관은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 이후 STEM 분야 인력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실습 교육 확장에 적합한 추가 STEM 분야를 발표했다.

선택적 실무 교육을 통해 F-1 비자를 가진 유학생은 학업 동안 또는 학업 기간 후에 최대 12개월 동안 일할 수 있다. STEM 학위 소지자는 12개월을 더 받아 최대 24개월까지 일할 수 있다.

또 다른 프로그램인 ‘교육과정 실습’(Curricular Practical Training, CPT)은 유학생에게 취업 교육을 받고 유급 인턴십 위치에서 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미국에 유학 중인 학생에게 학업과 관련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프로그램이다. 12개월 동안 보장한다.

글로벌 비즈니스 및 뉴스 미디어 회사인 쿼츠(Quartz) 보고서에 따르면 거의 20년 전 기술 붐이 인도를 휩쓸었던 이래 '현장에서 일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인도 엔지니어들에게 큰 유혹이었다. 무엇보다 인도인에게 미국 비자는 IT 전문가의 경력 발전의 신호였다.

H-1B 비자 프로그램으로 미국에서 일하는 비미국 거주자는 40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중 약 4분의 3이 IT 부문에서 인도 출신이다. 인도 IT 전문가에게 인도에 비해 미국의 업무 문화가 더 계획적이고, 덜 모호하며, 더 나은 노동법과 급여가 보장된다.

2020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인도계 미국인 가구는 미국 인구의 소득보다 두 배나 많은 소득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모디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 이후 미국은 인도인들이 해외여행을 하지 않고도 미국에서 비이민 비자를 갱신할 수 있도록 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숙련된 인도인을 위한 H-1B 비자를 완화해 적체를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인도의 고급 기술 인력이 더 많이 미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러한 인도 고급 기술 인력의 미국 이동 확산은 인도에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인도 전역의 650여 개 대학에서 해마다 15만 명에 달하는 엔지니어 인력이 배출되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미국으로 떠난다. 잠시 근무하다가 돈을 벌어 미국으로 갈 자금만 확보하면 바로 미국으로 향한다.

이에 기업 현장에서 난이도 높은 업무에 투입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 인도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이 호소하는 이야기는 고급 기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최우수 인력이 대부분이 미국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인도는 지금 성장의 기회를 맞고 있지만,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할 고급 인력의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