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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가 엔비디아·AI 칩 시장에 미칠 파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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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가 엔비디아·AI 칩 시장에 미칠 파급

미국 상무부가 17일(현지 시간) 발표한 중국에 대한 인공지능(AI) 칩 신규 수출 통제 조처로 엔비디아와 인텔이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상무부가 17일(현지 시간) 발표한 중국에 대한 인공지능(AI) 칩 신규 수출 통제 조처로 엔비디아와 인텔이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로이터
미국 상무부가 17일(현지 시간) 발표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 추가 조처로 엔비디아의 중국용 H800 AI 칩 수출길이 막혔다.

엔비디아는 AI 붐을 타며 고사양 H100 칩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기업가치가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미 정부의 반도체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저사양 H800을 출시해 수익성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규제에 따라 엔비디아는 이제 저사양의 해당 칩을 판매할 수 없게 됐다. 기존 규정은 성능, 용량, 통신속도 등을 기준으로 AI 칩을 분류해 수출을 제한했는데, 새로운 규정은 AI 칩의 성능 밀도라는 새로운 기준을 도입해 모든 AI 칩의 수출을 금지했다. 성능 밀도는 AI 칩의 성능을 칩의 크기로 나눈 값으로, 이 값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모든 AI 칩의 중국 수출이 금지된다.

미국은 2022년 10월 도입된 미국 칩 제한사항이 허점이 매우 크다고 판단한 데 따른 추가 조치다. 중국 AI 활용력을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시장의 우려보다는 국방과 안보가 더 중요하다는 원칙을 공고히 했다.
대부분 AI 칩의 중국 수출을 차단하는 미국의 새로운 규정은 2022년 10월 도입된 일련의 전면적 제한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번 규제로 인해 엔비디아와 AI 칩 시장에 미칠 파급 영향은 우선 주가에서 나타나듯이 일시적 우려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AI 칩 시장은 성장하고 있고, 중국이 엔비디아 제품과 경쟁할 대체품을 제작할 역량이 부족하고, 중국에서 밀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엔비디아의 재무 결과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에 판매한 수출 규모가 엔비디아의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도 않다.

그간 저사양 AI 칩의 중국 수출량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엔비디아는 2022년 1분기에 중국에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AI 칩을 수출했다. 이 중 일부는 저사양 칩으로 추정된다. 인텔도 수출 규제를 회피해 중국에 저사양 AI 칩을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성명을 통해 자사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제한사항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대변인 켄 브라운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천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전 세계적인 수요를 고려할 때, 이번 규제가 재무 결과에 단기적으로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엔비디아에 HBM 제품을 납품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매출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는 성명을 통해 “새 수출 규제가 미국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며 “국가 안보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모든 기업이 공평한 경쟁의 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동맹국과의 공조를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규제를 피해 우회로 수입을 하는 공간을 막아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이번 규제로 중국 AI 산업은 당분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의 AI 개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급증했다. 그러나 미국의 수출 규제로 인해 엔비디아는 A100과 H100의 데이터 전송 속도 등 성능이 우수한 제품은 물론 성능을 낮춘 중국 수출용 버전인 A800과 H800도 이제 수입할 수 없어 수급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산 AI 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새로운 규정으로 인해 중국의 AI 기술 개발에 차질이 생기고, 중국의 AI 산업 생태계에도 큰 위협이 될 것이다. 특히 중국이 AI를 활용한 군사기술 개발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수출 금지가 AI 산업에 미칠 파급 영향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AI 칩은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수출 금지로 인해 중국의 AI 모델 개발이 지연되고, AI 칩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중국은 사실 이런 규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많은 제조업체들이 사전에 재고를 확보하거나, 일부 기업은 대체 칩을 개발 중이다. 중국 기업들은 이미 10월 초에 판매금지 소식을 접하고 현재 충분한 물량을 비축했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재고가 떨어지면 공급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에 중국산 AI 칩의 개발 및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해외 AI 칩 공급원을 다변화해 왔다. 특히 AI 기술을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 있어 자국 산업 자립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금지로 중국 내 AI 칩 개발의 동력을 자극하고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발견된다.

결론적으로 미국 정부의 AI 칩 수출 금지 조치는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강력한 압박 수단 역할을 할 것이다. 미국의 새로운 수출 금지 조치는 미국과 중국 간에 기술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며, 중국은 AI 기술을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 있어 미국과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 조치로 격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더 많이 겪을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