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대학 졸업생도 취업난에 도피성 대학원 진학 늘어

글로벌이코노믹

美 대학 졸업생도 취업난에 도피성 대학원 진학 늘어

미국의 대졸자들도 취업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졸업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졸업생의 모습.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대졸자들도 취업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졸업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졸업생의 모습. 사진=로이터
2023년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이슈로 등장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인데 이제 세계 경제 대국인 미국의 대졸자들도 취업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미국 경제 전망이 좋지 않아 취업 시장도 침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복수의 내정을 받아 보상 조건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채용 상황이 급변했다. 취업난은 코로나와 고금리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며 계속되는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다. 특히 직장 구하기 좋았던 테크놀로지, 금융, 컨설팅 등 우수한 학생들에게 인기 있었던 분야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

2020년 코로나 대유행으로 미국 경제가 크게 침체되면서 취업률이 급격히 감소했다. 2020년 6월에는 졸업 후 6개월 이내 기준으로 취업한 비율이 67.7%로, 2019년의 77.4%보다 9.7%포인트 하락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취업률이 점차 회복돼 동일 기준 취업한 비율이 75.7%로, 2020년보다 8%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2022년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경제 불확실성으로 취업률이 다시 하락해 동일 기준 취업한 비율이 72.8%로, 2021년보다 2.9%포인트 감소했다.
올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취업률이 개선되지 않고 하락하고 있다. 2023년 대졸자 구인 건수는 3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5% 감소했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2024년 졸업 예정자들의 취업률은 아직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지만, 2023년의 대졸자 취업률을 감안할 때, 70%를 밑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기술직과 전문직 분야 구인 건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컴퓨터 공학 분야의 구인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0% 감소했으며, 경영학 분야 구인 건수는 15.0% 감소했다.

우수한 성적과 경력을 가진 학생들도 취업난을 겪고 있으며, 졸업을 앞두고 내정이 취소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대기업에서도 경기가 나빠져서 신규 채용은 줄고 오히려 해고가 늘고 있다.

대기업 취업의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이에, 학생들이 당장 취업을 위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명문대학 졸업생들조차 취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의 경력 센터에 따르면, 풀타임직의 채용은 섬뜩할 정도로 조용하다고 표현할 정도다.

많은 학생들은 올해 여름에 일류 기업에서 인턴십을 했더라도 정규직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애플은 인턴 대상으로 10월 중에 정규직 등용에 관한 최신 정보를 전한다고 했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이에 경제적 여유가 있거나, 당장 취업이 급하지 않은 대졸자들은 대학원을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2022년 기준으로 대학원 진학률은 53.1%로, 2020년의 52.0%보다 1.1%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취업난이 심각한 기술직과 전문직 분야의 대학원 진학률이 크게 증가했다. 컴퓨터 공학 분야의 대학원 진학률은 2022년 기준으로 68.2%로, 2020년의 65.2%보다 3.0%포인트 증가했다. 학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학원 진학률이 증가하는 것은, 취업난과 전문성 강화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대졸자에게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학자금 대출 상환이다. 2024년이 대선의 해이기 때문에 취업과 학자금 상환은 이슈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학자금 상황은 졸업 후 6개월 이내에 시작해야 하지만, 취업이 되지 않을 경우, 취업할 때까지 상환을 연장할 수 있다.

연방 학자금 대출의 경우, 취업이 되지 않으면 최대 36개월까지, 사립대의 경우 대출 조건에 따라 상환 연장이 가능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