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파월 연준 의장 “고용과 물가 사이 균형 어려워”…기준금리 또 인하 유력

글로벌이코노믹

파월 연준 의장 “고용과 물가 사이 균형 어려워”…기준금리 또 인하 유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경기 호조 속에서도 물가와 고용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또 다시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국기업경제협회(NABE) 콘퍼런스에서 행한 연설에서 최근 생산성 개선과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및 이민정책 여파로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성장과 물가 사이의 긴장 관계가 앞으로의 통화정책 결정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투자자들은 연준이 오는 28~29일 열리는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3.75~4.00%로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12월에도 추가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관세와 이민 감소로 제약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인공지능(AI)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이중적 상황에 있다”며 “이 두 힘이 완벽히 맞물려 있지 않지만 흥미로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 둔화·성장 호조 ‘엇갈린 신호’

연준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돌고 내년까지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우려와 고용시장이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경계심이 맞서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분기에 4% 가까이 올라가는데 고용지표는 부진하다”며 “무언가 조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시장 보호를 위해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만 과도한 조정은 피해야 한다며 점진적 인하 방식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연준이 단행한 0.25%포인트 인하는 인플레이션 억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고용시장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절충 조치로 평가된다. 다만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9월 고용보고서 등 주요 통계 발표가 지연되면서 연준의 판단 근거가 제한된 상황이다.

◇트럼프 정책의 영향 평가 분분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이민 제한, 세제 변경 등이 향후 경기 흐름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당장의 관세 부담을 원가 절감이나 이익 축소로 흡수해왔지만 내년에는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카렌 다이넌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초과하는 추세가 이어졌고 앞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위험이 있다”며 “연준이 추가 인하를 단행한다면 오히려 정책 오류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애나 폴슨 총재는 “AI 투자가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구조적 변화일 수도 있다”며 “생산성 상승세를 꺾지 않도록 점진적 완화를 이어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안에 두 차례 추가 인하 전망이 현 시점에서는 적절하다고 예상했다.

로이터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일부 고소득층 소비와 AI 투자 등 소수 요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연준은 이러한 ‘좁은 성장 기반’ 속에서 향후 수요의 원천이 어디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