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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BP 등 수에즈 운하 포기 도미노...유가 급등·글로벌 물류 대란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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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BP 등 수에즈 운하 포기 도미노...유가 급등·글로벌 물류 대란 위기 고조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그룹 홍해에서 민간 상선 공격으로 석유 메이저·대형 해운사·유조선사 등 운항 포기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그룹의 무장 헬기가 지난 11월 20일 (현지 시간) 홍해를 지나는 한  상선 위로 위협 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그룹의 무장 헬기가 지난 11월 20일 (현지 시간) 홍해를 지나는 한 상선 위로 위협 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의 불똥이 수에즈 운하로 튀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그룹이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에 반발해 홍해에서 상선을 연쇄 공격함에 따라 글로벌 석유 메이저와 대형 해운사, 유조선사 등이 아시아와 중동을 연결하는 홍해의 핵심 항로인 수에즈 운하 운행을 속속 포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물류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최단 거리로 연결하는 해상로로 약 192㎞에 달한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물동량은 전 세계 해운 운송량의 약 15%에 달한다.

글로벌 석유 메이저인 BP가 18일(현지 시간)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홍해 항로 항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혀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 시간) “BP의 결정으로 다른 해운사와 무역회사 등이 그 뒤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WSJ와 로이터 통신 등은 이날 수에즈 운하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의 새로운 전선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BP는 이날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수에즈 운하 항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BP에 앞서 세계 최대 해운사인 스위스 MSC와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 5위 해운사 독일 하파그로이드, 프랑스 CMA CGM이 수에즈 운하 이용을 포기한다고 밝혔었다. 덴마크의 세계 최대 유조선사 중 하나인 머스크 유조선도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항로로 변경했다.
홍콩 해운사 OOCL은 16일 이스라엘을 오가는 운송을 보류했고, 세계 6위 컨테이너 선사인 대만 에버그린도 홍해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만 양밍해운도 앞으로 2주간 홍해를 항해하는 모든 선박을 희망봉으로 우회시키겠다고 밝혔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의 오사마 라비 청장은 17일 로이터 통신에 후티 반군의 공격에 노출되지 않으려고 희망봉으로 우회한 선박이 55척에 달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10대 컨테이너 선박회사가 가입된 3개의 해운동맹이 홍해 노선에 대한 ‘보류’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컨테이너 선박은 하루에 평균 17척이나 최근 14척으로 줄었지만, 이 운하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WSJ가 보도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수에즈 운하를 포기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를 결정했다. HMM은 지난 15일 홍해를 지나던 2만4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HMM 더블린호'에 수에즈 운하가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HMM은 국내에서 유럽 정기 노선을 운영하는 유일한 선사다.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지 않고 희망봉을 돌게 되면 6500㎞를 더 항해해야 해 소요 기간이 7∼8일 더 걸린다. HMM과 같은 해운동맹에 속한 독일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 하파그로이드도 최소 18일 동안 홍해 통과를 중단하기로 했었다.

외신에 따르면 예멘 반군 후티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해상 드론을 이용해 이스라엘 당국과 관계된 선박 2척에 대한 군사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후티 반군은 공격 대상 선박 컨테이너선 'MSC 클라라호'와 노르웨이 선사가 소유한 유조선 'M/V 스완 아틀랜틱호'라고 밝혔다.
CNN미군 관리의 말을 인용해 구축함 USS 카니호가 홍해에서 다수의 발사체 공격을 받은 스완 아틀랜틱호의 구조 요청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이날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 최소 10척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지난달 19일에는 튀르키예를 떠나 수에즈 운하를 거쳐 인도로 향하던 차량 운반용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를 나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홍해에서 해상 에스코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예멘 내전의 양대 참가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도 참여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그러나 다국적군 결성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위협을 느낀 글로벌 해운사와 에너지 업계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인 홍해~수에즈운하~지중해 루트를 포기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