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기후 변화에 대응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비율 목표를 대폭 상향 조정할 계획이었다. 바이든 정부는 자동차 탄소 배출 기준을 강화해 오는 2032년까지 판매되는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밝혔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초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자동차 신차 판매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목표를 제시했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 전환에 따른 자동차 업계의 고용 불안 등을 의식해 자동차 업계에 준비할 시간을 더 주기로 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는 오는 2032년까지 67%라는 목표를 유지하는 대신에 2030년까지 배출가스 기준을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2030년 이후부터 그 기준을 대폭 올려 전기차 보급을 한꺼번에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을 할 예정이다. EPA는 이런 내용을 담은 최종 규정을 올봄에 발표한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자동차 업계와 노동조합의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약 40만 명의 노조원이 가입된 UAW가 지난달 24일 연말 대선에서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UAW는 지난 2020년 대선 당시에도 바이든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지지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6일 미국의 빅3 완성차업체인 GM, 포드, 스텔란티스에서 동시 파업을 한 UAW 시위 현장에 동참해 노조 측이 요구하는 임금 40% 인상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빅3 완성차업체 본사가 있는 자동차의 메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인근의 웨인 카운티 파업 시위 현장에서 ‘피켓 라인’에 동참하기로 했다.
UAW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빅3 완성차업체에서 동시 파업을 강행한 뒤 임금 협상을 타결했다. 빅3에서 UAW 노조원의 임금은 향후 4년 반 동안 25%가량 오른다.
최근 충전 불만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등 전기차 업계가 어려움에 직면한 것도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 변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의 빅3 완성차업체는 전국에 충전소를 늘리고, 전기차 생산 단가를 낮추려면 준비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을 미 정부 측에 전달했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에서 아직 판매되고 있지 않지만, 값싼 중국산 전기차로 인해 ‘실존적 위협’(existential threat)을 느끼고 있다. 미국 언론 매체는 빅3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값싼 중국산 전기차로 인해 거대한 시장 붕괴 사태가 올 것으로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현재 국내에서 전기차 과잉 생산 상태에 있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유럽 시장을 노리고 있고, 그다음으로 미국이 타깃이 될 것이라는 게 미 자동차 업계의 판단이다. 미국 정부는 곧 중국에 대한 신규 투자 제한 조처를 발표할 예정이고, 여기에 민감한 개인 정보 수집과 유출 우려를 들어 전기차를 비롯한 중국산 스마트카 수입 금지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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