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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스웨덴 나토 가입의 역설…러, 나토 확대 막으려다 오히려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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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스웨덴 나토 가입의 역설…러, 나토 확대 막으려다 오히려 키워

지난해 스웨덴 남부 크리스티안스타드 지역에서 진행된 군사훈련에 참가한 스웨덴 육군 소속 전차들이 가상의 적군을 향해 발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스웨덴 남부 크리스티안스타드 지역에서 진행된 군사훈련에 참가한 스웨덴 육군 소속 전차들이 가상의 적군을 향해 발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마지막까지 비준 여부가 불투명해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최종 관문으로 꼽혔던 헝가리가 스웨덴의 가입에 동의하면서 스웨덴이 32번째 나토 회원국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스웨덴 입장에서는 지난 21개월 간 대기 명단에 올랐던 국면에서 마침내 벗어난 데다 200년 넘게 지켜온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대러시아 연합방위체제인 나토에 가세하게 됐다는 점을 서방 언론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입장에서는 더 중요한 ‘역설적인’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나토의 확장을 막겠다는 것이었으나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생각을 먹게 한 것은 다름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나토의 확대를 저지하려 전쟁을 일으켰지만 오히려 나토의 확장을 자초한 셈이라는 것.

◇스웨덴 가입이 나토 체제에 미치는 영향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갖는 의미는 이웃한 핀란드가 앞서 나토에 가입한 것은 물론 북유럽 발트해 동쪽의 세 나라를 아울러 통칭하는 발트 3국과 함께 묶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웨덴은 러시아 국경과 직접 맞닿아 있지만 러시아와 근거리에 위치한 국가이고 핀란드와 발트 3국은 모두 러시아와 접경하고 있는 나라들이라서다.
러시아가 향후 언제라도 무력도발을 감행할 경우 전선이 가장 먼저 형성될 수 밖에 없는 나라들이기 때문이다.

당사국으로서 이같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핀란드와 스웨덴은 나토에 가입하기 무섭게 이미 러시아의 도발에 대비한 군비 확대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미국을 제외한 나토 회원국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분담액이 지나치게 적다고 백악관 재입성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하고 있으나, 이와 상관없이 핀란드는 GDP 대비 나토 분담금을 2% 이상으로 확대하고 있고 스웨덴 역시 올해 말까지 같은 수준으로 나토 분담금을 끌어올릴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이처럼 스웨덴과 핀란드를 아우르는 유럽의 최북단 지역이 나토 동맹 지역으로 편입되면서 러시아와 접한 유럽 동부지역의 나토 대응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는 계기가 만들어졌고 러시아 입장에서는 그만큼 나토에 대한 대응력 차원에서 불리해졌다는 의미다.

특히 나토 회원국으로 변신한 스웨덴의 경우 이미 지난 2017년 징병제를 부활하기로 결정한 상황이어서 군대 규모는 여타 회원국 대비 크지 않지만 나토 연합군의 전력 보강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욱 탄탄해진 발트해 주변국의 방위력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발트해 주변국의 방위력을 한층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유럽의 안보 환경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발트해가 기존 발트 3국에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신규 회원국으로 가세하면서 나토 회원국에 둘러싸이게 되면서 러시아의 서진 전략이 앞으로 큰 차질을 빚게 됐기 때문이다.

발트해가 북유럽 안보 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이유는 북쪽에는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스웨덴과 동북 쪽의 핀란드, 동쪽에는 러시아와 발트 3국이 위치해 있어서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러시아 최대 항구도시이자 제2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도 이 바다에 접해 있는데 발트해 주변을 스웨덴과 핀란드를 포함해 나토 회원국들이 에워싸면서 군사 및 안보 측면에서 러시아의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는 평가다.

발트 3국이 옛 소련 치하에 있었던 냉전 시절 ‘소련의 바다’로 불렸던 발트해가 ‘나토의 바다’로 제대로 불리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