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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배기가스', 알려진 것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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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배기가스', 알려진 것보다 많다



토요타자동차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사진=토요타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자동차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사진=토요타

전기차의 일종으로 최근 순수전기차(BEV)를 위협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공해를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의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근 펴낸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 실태’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PHEV 배기가스 배출량, 실험실 결과와 실제 결과 큰 차이


내연기관 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의 실험실 배기가스 배출량(주황색)과 실제 배출량(파란색) 비교. 사진=EU 집행위이미지 확대보기
내연기관 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의 실험실 배기가스 배출량(주황색)과 실제 배출량(파란색) 비교. 사진=EU 집행위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국제 표준 배출가스 시험 방식인 WLTP를 기준으로 한 PHEV의 배출가스양과 실제로 EU 집행위가 측정한 배출가스양의 비교다.

보고서는 “실험실에서 측정한 결과를 토대로 제조업체들이 공식적으로 밝혀온 PHEV의 배기가스 배출량과 실제 배출량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험실 측정 결과에 비해 PHEV의 실제 배기가스 배출량이 3.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BEV는 내연기관, 즉 화석연료를 쓰는 엔진 없이 100% 전기로만 구동되는 차라면, PHEV는 가정이나 건물에서 충전한 배터리의 전기동력으로 주행하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엔진과 배터리의 전기동력을 동시에 사용해 운행할 수 있는 차다.

PHEV의 가장 큰 장점은 충전량이 부족하면 간단히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워 일반 하이브리드차량처럼 운행하면 된다는 점과 그 결과 최대 주행거리가 BEV보다 길다는 점이다.

주행 속도가 저속일 때는 전기모터가 엔진보다 효율적이므로 전기모터를 이용해 주행하고, 중속 또는 고속 주행 시에서는 전기모터와 엔진을 적절히 결합해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PHEV는 아직 BEV에 비해 장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자동차 운전자들이 완전한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에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EU 집행위가 직접 측정해본 결과, 문제는 장점으로 알려진 것 가운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게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매연의 주범인 화석연료, 즉 휘발유나 경유를 사용하는 자동차에 비해서는 여전히 공해를 덜 일으키지만 그동안 제조사들이 밝혀온 것보다는 유해한 배기가스 배출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PHEV의 유틸리티 계수도 논란


보고서는 PHEV의 '유틸리티 계수(utility factor)'도 그동안 알려진 것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PHEV는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용량이 큰 배터리를 탑재해 외부에서 충전한 전기에너지로만 주행이 가능한데,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에너지를 소비해 주행하는 것을 ‘CD모드’라고 하고, 이후 외부에서 충전된 잔량을 모두 소진해 일반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되는 것을 ‘CS모드’라고 한다.

CD모드와 CS모드는 사용하는 주 동력원이 다르므로 연비에 차이가 있어 서로 다른 연비를 통합할 필요가 있어 만들어진 것이 유틸리티 계수다. 유틸리티 계수는 1회 충전 후 하루 동안 주행하는 총거리 가운데 CD모드의 점유율을 나타낸다.

보고서는 “우리가 실제 환경에서 직접 측정한 결과 PHEV의 유틸리티 계수는 당초 제조사들이 밝힌 것보다 상당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PHEV의 유틸리티 계수가 낮다는 것은 CD모드의 점유율이 낮다는 뜻으로 CD모드의 점유율이 낮다는 것은 제조사들의 설명과 다르게 실제로는 휘발유나 경유를 써서 주행하는 경우가 전기로 주행하는 경우보다 많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이는 결국 PHEV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