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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음악시장, 갈라파고스화 우려…서양음악 대체하는 케이팝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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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음악시장, 갈라파고스화 우려…서양음악 대체하는 케이팝 ‘부러워’

테일러 스위프트의 일본 공연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일러 스위프트의 일본 공연 모습. 사진=로이터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하는 일본 대중음악 시장이 특유의 유통 문화로 인해 갈라파고스화를 우려하고 있다.

22일 닛케이아시아는 최근 일본 음악 시장에서 서양 음악들의 인기 하락과 케이팝의 점유율 상승, 그리고 일본 대중음악 시장의 갈라파고스화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여전히 ‘피지컬 음반(현물 CD등의 음반)’ 이 70%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스트리밍이 90%이상인 세계 음반 1위 미국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차이다.

이는 일본 대중음악 시장의 독특함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에서는 가수와 실제로 악수할 수 있는 ‘악수회’ 등 팬미팅 이벤트 입장권과 같은 구매 보너스가 제공되는 CD 수요가 높다. 대부분의 음반들은 판매 촉진을 위해 이런 이벤트를 최우선으로 기획한다.

이런 이벤트를 기획하지 못하는 서양 음악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닛케이아시아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연간 스트리밍 상위 100과 애플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 탑 100에 서양 음악은 단 한 곡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빌보드 재팬 주간 핫 100 차트에 오른 서양 음악은 2008년 29.8%에 비해 2023년에는 0.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적 인기로 '스위프트노믹스' 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도 일본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2022년에 발매된 스위프트의 신보 '안티 히어로' 는 2022년과 2023년 모두 빌보드 미국 주간 차트 1위를 차지했지만, 일본에서는 34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과거 비틀즈, 마이클잭슨과 미국 재즈 등이 일본 음반 시장을 점령했던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3월 6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빌보드 우먼 인 뮤직 어워드에 참석한 뉴진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3월 6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빌보드 우먼 인 뮤직 어워드에 참석한 뉴진스. 사진=로이터


반면, 케이팝의 인기는 증가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일본 연간 스트리밍 상위 100중 케이팝 노래들은 총 14.2%를 차지, 처음으로 8.8%에 그친 서양 노래 비율을 넘어섰다. 일본 음악 마케팅 회사 아르네(Arne)의 마츠시마 코이치는 “케이팝이 일본에서 서양 노래들이 차지했던 점유율을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팝은 피지컬음반 중심인 일본 음반 유통 시장에서도 대응을 할 수 있는 데다, 우리나라와 같이 가라오케 문화가 대중화되어 있는 일본 소비자들이 충분히 좋아할 만한 소위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들’의 특색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빌보드 등 서양 음악 시장의 적극적인 진출로 글로벌 프로듀싱의 장점이 흡수되면서 서양 음악 특유의 매력도 선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에 일본 젊은 세대들의 문화 선택이 너무 내향적인 것으로 변해 음악 산업도 영화와 같이 고립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케이팝이 미국 빌보드를 넘어서 세계적 음악으로 발돋움해 드라마, 영화 등과 함께 한국의 문화콘텐츠 위상을 높이는 것을 부러워하고 있는 일본으로써는 고민인 대목이다.

이에 따라 일본 자국 시장에서만 인기 있는 음악을 만들지 말고 케이팝과 같이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마츠시마 코이치 아르네 대표는 “과거 세계 음악에 대한 동경으로 빌보드 음악을 들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일본 젊은 소비자들은 더는 아티스트의 국적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익숙하게 느끼는 장르의 음악을 듣고 있다”라며 “나의 스포티파이(Spotify) 재생 목록은 뉴진스, 아이브와 같은 케이팝 그룹의 노래로 가득 차 있다. 일본 자국 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 이어질 것이며, 세계 2위 음반 시장은 이를 유심히 분석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