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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이 O.S.K., 미국의 對中 압박에 中 LNG선 발주 중단…韓 조선업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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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이 O.S.K., 미국의 對中 압박에 中 LNG선 발주 중단…韓 조선업계 '주목'

美, 중국산 선박 겨냥 항만 이용료 압박…MOL "신규 계약 관망"
韓 조선업계 반사이익 기대감 속 화학제품 운송 사업도 공격 확장
미국 정부의 대중국 압박으로 일본 해운 대기업 미쓰이 O.S.K. 라인이 중국 조선사에 대한 LNG 운반선 신규 발주를 중단하고 한국 조선업계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미쓰이 O.S.K. 라인의 LNG 운반선. 사진=미쓰이 O.S.K. 라인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정부의 대중국 압박으로 일본 해운 대기업 미쓰이 O.S.K. 라인이 중국 조선사에 대한 LNG 운반선 신규 발주를 중단하고 한국 조선업계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미쓰이 O.S.K. 라인의 LNG 운반선. 사진=미쓰이 O.S.K. 라인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단을 운영하는 일본 해운 대기업 미쓰이 O.S.K. 라인(이하 미쓰이 O.S.K.)이 중국 조선사에 LNG 운반선 신규 발주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지난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쓰이 O.S.K.의 이런 결정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선박에 항만 이용료를 부과하려는 움직임 때문으로 보인다. 대신 미쓰이 O.S.K.는 한국 조선사에서 신규 LNG 운반선을 구매할 방침이다.

미쓰이 O.S.K.의 하시모토 다케시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닛케이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 조선사와의 신규 계약은 관망세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쓰이 O.S.K.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미국 정부와 중국 사이 무역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을 고려해, 중국산 선박 보유를 늘리는 것이 회사 운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미국의 대중국 제재 현실화 우려…발주선 전환


미쓰이 O.S.K.는 지난 3월 말 기준 LNG 운반선 107척을 보유해 이 분야 세계 1위이며, 일본 안 경쟁사인 니폰유센이 89척으로 그 뒤를 따른다. 미쓰이 O.S.K.는 액화가스 운송 수요 증가에 발맞춰 2028 회계연도까지 LNG 운반선 보유 척수를 140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지난해 말 중국 조선사와 체결한 LNG 운반선 6척의 기존 구매 계약은 취소하지 않을 방침이다.

현재 일본 조선업계는 인력 부족 같은 문제로 대량 주문을 처리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실제로 일본 조선사들은 지난 10년 동안 LNG 운반선 수주 실적이 전혀 없다. LNG 운반선은 고압 상태 천연가스를 저장하는 탱크 같은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선박이다. 이 때문에 미쓰이 O.S.K.가 새 선박 확보를 위해 한국 조선업계로 눈을 돌렸다.

◇ 중국 조선업계 '긴장', 한국은 '기회' 되나


세계 조선 시장에서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신규 수주량 기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LNG 운반선 건조 부문에서도 한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한다.

미쓰이 O.S.K.의 이번 결정에는 지난 4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에서 건조했거나 중국에 등록한 선박에 6개월 뒤부터 새로운 항만 이용료를 물리겠다고 발표한 것이 직접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과 해운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한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90일 동안 서로 관세를 일시 줄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항만 이용료 문제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편, 일본은 미국산 LNG 수입을 꾸준히 늘려왔다. 2024년 일본이 미국에서 수입한 LNG는 634만 미터톤에 이르며, 전체 수입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일본 종합상사인 미쓰이물산과 미쓰비시상사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캐머런 LNG 수출 사업에 참여하며, 일본 최대 발전사인 JERA와 오사카가스는 텍사스주의 프리포트 LNG 사업 운영에 관여한다. LNG는 기존 석유 연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20~30% 적어 선박 연료와 화력 발전용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 LNG 넘어 화학제품 운송까지…사업 다각화 '잰걸음'


한편, 미쓰이 O.S.K. 라인은 국제 해상 화학제품 운송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3월 10일 네덜란드의 화학물질 탱크 설비 운영사인 LBC 탱크 터미널의 지분 전체를 17억2000만 달러(약 2조3553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미쓰이 O.S.K.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다. 양사는 그 전 주 금요일에 인수 계약을 맺었다.

LBC 탱크 터미널은 주로 유럽과 미국 해안 지역에서 화학물질, 원유, 석유화학제품과 다른 제품 저장 탱크를 운영하며, 해상 운송을 위한 하역 서비스도 제공하는 기업이다.

화학제품은 통상 화학제품 운반선이라는 특수 선박으로 운송한다. 이들 선박은 기본 구조에서는 원유 운반선과 비슷하나, 부식 방지를 위해 탱크 내부를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들거나 특수 코팅 처리를 하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여러 종류 화학물질을 동시에 운송하는 일이 잦고, 화물을 싣고 내리는 일과 탱크 내부 세척 과정에는 높은 수준의 전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화학제품 운송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로 통한다.

미쓰이 O.S.K. 라인은 이 분야에서 세계 선두 기업으로, 2024년 말 기준 총 113척의 화학제품 운반선을 운영한다. 이에 앞서 2024년 3월에는 싱가포르의 어느 화학제품 운반선 운영사를 4억 달러(약 5477억 원)에 인수했으며, 이번 LBC 탱크 터미널 인수를 통해 해상 화학제품 운송 사업의 국제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인다는 목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