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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1분기 생산성 0.3% 상승, 전분기 3.5% 비해 크게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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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1분기 생산성 0.3% 상승, 전분기 3.5% 비해 크게 둔화

美 경제 '나 홀로' 질주 견인하던 생산성 향상, 돌연 둔화...연착륙 시나리오 위협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한 제철소에서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다. 사진=마켓 워치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한 제철소에서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다. 사진=마켓 워치
미국의 올해 1분기 생산성 향상 증가율이 직전 분기보다 크게 둔화함에 따라 미국 경제가 연착륙(soft landing)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 노동부는 2일(현지 시각) 1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이 계절 조정 기준 전분기 대비 연율 0.3% 상승한 것으로 예비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4분기 당시 3.5% 상승에 비해 크게 둔화한 것이다.

노동생산성이란 일정 기간 근로자 1명이 산출하는 생산량을 의미한다. 이 수치가 높으면 똑같은 수의 근로자를 고용해도 더 많은 생산량을 만든다.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상승했다. 미국에서 생산성은 4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상승률이 둔화한 것이다. 그 반면에 단위노동비용은 1년 만에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1분기 비농업 단위노동비용은 전분기 대비 연율 4.7% 급등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보합세였다가 올해 1분기에 단위노동비용의 분기 상승률지난해 1분기(7.1% 상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단위노동비용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는 1.8% 올랐다. 시간당 보상은 전분기 대비 5.0% 올랐고, 생산성은 1.3% 증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올 1분기 생산성 향상 둔화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소프트 랜딩 전략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지난해에는 노동생산성이 향상됨에 따라 고물가 사태 속에서도 경제성장률이 올라가고, 강한 고용시장이 유지됐었다”고 강조했다. 이 통신은 “노동생산성은 가변적이고, 올해 1분기에 증가 속도가 둔화했지만, 올해 연간 기준으로 다시 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초에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soft landing)이나 ‘경착륙 (hard landing)하지 않고, ‘무착륙(no landing)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경착륙은 롤러코스터처럼 경기가 갑자기 냉각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실업자가 급증하는 현상을 말한다. 연착륙은 경기가 고성장에서 급격한 경기침체나 대규모 실업 사태 없이 서서히 안정기에 접어드는 현상을 뜻한다. 연착륙과 경착륙은 착륙(경기 하강)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는 ‘나 홀로’ 질주를 계속했다. 그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생산성 향상이 꼽혔다. 지난해 4분기 미국 노동생산성은 직전 분기와 비교해 3.2%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미국 노동생산성 증가율(4.9%)보다는 둔화했지만, 예상치(2.5%)를 뛰어넘는 수치다. 미국에서 고물가·고금리 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근로자 1명당 생산력이 늘어남에 따라 추가 고용 비용 지출 등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다. 실제로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기준 3.3%로 집계됐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정례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노동시장이나 다른 분야에 중대한 ‘탈구(脫臼·dislocation)’를 불러일으키지 않고, 목표치로 내려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높은 생산성과 빠른 이민 노동력의 향상으로 공급 분야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하락이 이뤄졌다”면서 “나는 그 점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을 것이고, 그런 힘이 여전히 우리를 도와주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다만, 최소한 현재의 과정을 볼 때 그것이 보장된 것은 아니고, 예상보다 그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노동지표는 최근 여전히 안정세를 보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20만8000명으로, 직전 주와 같았다. 직전 주 수치는 20만7000명에서 1000늘어난 20만8000명으로 수정됐다. 이는 곧 해고나 실업에 따른 실업보험 청구자 수 변화가 크게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0일로 끝난 한 주간 연속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 수정치와 같은 177만4000명을 나타냈다. 지난달 13일로 끝난 주간까지 모든 프로그램에서 계속 보험을 받는 사람의 수는 183만7505명으로, 직전 주보다 3만6526명 감소했다.

미국 기업들이 계획하고 있는 직원 감원 숫자도 줄어들고 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4월 감원 계획은 6만478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의 9만3309명보다 28%나 감소한 것이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3% 줄어든 수치다.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기업들의 감원 계획은 32만204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6% 감소한 수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