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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가격, 기후변화와 지정학적 갈등으로 "더 비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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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가격, 기후변화와 지정학적 갈등으로 "더 비싸진다"

수확량보다 소비량이 더 많아 만성 부족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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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전 세계적으로 커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 커피 소매 가격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독일의 선도적 커피 소매업체인 치보(Tchibo)는 독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커피 소매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최근 도이체벨레(DW)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치보는 “지난 한 해 동안 커피를 포함한 관련 비용이 계속 상승했다”며 “고객에게 좋은 품질을 계속 제공하기 위해 가격 부문에서 인상을 결정해야 했다”라고 가격 상승의 이유를 설명했다.

공정하게 거래되는 커피도 세계적인 가격 상승 추세에서 예외는 아니다.

유럽에서 공정무역 식품을 수입하는 가장 규모가 큰 회사인 ‘제3세계와의 파트너십 증진을 위한 회사’(이하 GEPA)는 올해 초 매출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의 책임자인 안드레아 퓌터러는 현재 시장에서 커피 가격이 빠르게 변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커피를 재배하는 지역에서 가뭄이나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등의 문제가 생겨서 수확량이 줄면서 커피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생산국 농민과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조직인 공정무역 인터내셔널은 특히, 동남아시아와 남미의 불리한 기상 조건이 “커피의 수요와 공급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깨뜨리고 가격을 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커피 원두의 주요 생산지인 베트남은 긴 가뭄으로, 브라질은 큰 비로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기후 변화에 따라 수확량은 차이가 있지만 연간 커피 수확량은 약 1억7000만 포대(1포대 = 60kg) 전후인데, 커피의 소비 규모가 꾸준히 늘면서 매년 일정 부분 수확량이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오르고 있다.

커피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는 기후 변화와 함께 지정학적 갈등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와 물류 차질이 커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커피 가격 급등으로 전 세계 커피의 약 40%를 생산하는 브라질 재배자들의 재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과 한국을 비롯 아시아 소비자의 커피 수요가 늘면서 세계 시장에서 커피 가격은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 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경우 라지 아메리카노는 2020년에 비해 2024년에 19%, 라지 카푸치노는 16.5%, 라지 모카는 18.6% 더 비싸다. 평균적으로 커피 가격은 2020년 3월 대비 2024년 3월 가격이 약 16%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말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 커피 수입액이 전년 대비 42.4% 증가한 13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약 405잔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의 커피 소비 국가로 등극했다.

전 세계 커피 소비량 평균이 1인당 연간 약 15잔인데 비해, 한국은 두 배 이상으로 소비하고 있다. 커피 한잔의 부담이 더 늘어난다는 말이 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