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틱톡, 동영상 플랫폼 넘어 뉴스매체화

신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계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뉴스매체로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영상 플랫폼을 비롯한 소셜미디어가 뉴스를 전하는 매체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관측은 종종 제기됐으나 실증적인 조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 美 Z세대 48% “뉴스 접하기 위해 틱톡 이용”

이 같은 사실은 미국 굴지의 여론조사업체인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 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파악됐다.
21일(현지시각)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18~29세 미국 성인의 48%가 “정치 뉴스를 비롯한 뉴스를 보기 위해 틱톡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틱톡 가입자들이 틱톡을 이용하는 주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는데, 이른바 Z세대에 속하는 미국 성인의 절반이 뉴스를 접할 목적으로 틱톡 영상을 본다고 밝혔다는 얘기다.

구세대가 텍스트 위주의 기존 매체를 통해 뉴스를 접했다면 신세대는 영상을 통해서도 뉴스를 파악하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다만 밀레니얼 세대와 겹치는 30~49세 미국인 사이에서는 같은 이유를 제시한 응답률이 36%로 나타나 Z세대와 차이를 보였다.

그럼에도 MZ세대 사이에는 대략 10명 중 4명꼴로 영상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고 밝힌 셈이다. 퓨리서치센터는 “30세 이하 미국인 가운데 절반 정도가 많든 적든 틱톡을 통해 뉴스를 본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50~64세는 22%가, 65세 이상에서는 24%가 비슷한 응답을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틱톡이 뉴스를 접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0년부터로 4년의 기간이 흐르면서 뉴스를 보려고 틱톡을 본다고 밝힌 틱톡 사용자가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을 뉴스를 파악하는 수단으로, 즉 틱톡을 뉴스매체의 일환으로 여기는 틱톡 사용자의 비중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퓨리서치센터는 “일론 머스크가 개인회사로 인수한 뒤 가짜 뉴스의 진원지라는 비판도 강하지만 뉴스매체의 성격이 크게 강화된 글로벌 단문 소셜미디어 X나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에 비하면 뉴스매체로서 틱톡의 위상은 아직 작은 편이다. 하지만 이런 추세라면 틱톡의 뉴스매체화가 더 진행돼 앞으로는 X나 페이스북보다 틱톡을 통해 뉴스가 더 많이 유통되는 날도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여러 분야의 뉴스 가운데서도 정치와 관련된 뉴스의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미국인의 45%가 많든 적든 정치와 관련한 소식을 틱톡을 통해 접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응답자의 6%는 주로 또는 거의 항상 정치 뉴스를 보기 위해 틱톡을 사용 중이라고 답해 이목을 끌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틱톡을 통해 정치 뉴스를 비롯한 뉴스가 유통되고 있는 현상이 미국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뤄졌으나 아직은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는 여론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의 뉴스매체화가 미국식 민주주의의 향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49%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미국 민주주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응답은 33%,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는 응답은 17%로 나타났다.

다만, 30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는 응답이 45%나 돼 이들보다 높은 연령대에서 15~30%의 응답률이 나온 것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