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암호화폐 전문매체 디크립트 등은 테슬라의 비트코인 지갑이동을 연일 대서특필하고있다. 그동안 머스크는 절대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왔었다. 하지만 계좌이체는 보통 매각의 사전 단계로 인식되는 만큼 그 의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테슬라는 2021년 비트코인을 매입했고, 2022년 상당한 양을 매각한 바 있다. 이후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이 거래소 지갑으로 이동하거나 스테이블코인으로 교환된 적은 없었다. 이로 인해 테슬라의 비트코인 전량 처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우려가 나왔다. 뉴욕증시의 암호화폐 분석가 크립토퀀트의 커뮤니티 분석가 마르툰(Maartunn)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이체 원인으로는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규정 준수 또는 내부 감사 때문일 수 있다. 테슬라는 보고나 내부 감사와 관련된 회계 또는 법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이체했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는 지갑 관리 목적일 수 있다. 테슬라는 운영 목적으로 여러 개의 지갑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셋째 이체 자금 구조 조정이 거론된다.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와 유사한 방식이다. 향후 매각 또는 대출을 예상해 비트코인 보유량을 개편하는 전략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테슬라는 처음 3번의 거래에서 각각 7518만 달러, 7608만 달러, 7716만 달러를 이체했다. 7608만 달러, 7716만 달러는 익명 지갑으로 보내졌다. 7518만 달러는 신원 불명의 지갑으로 보내졌다. 이후 이들 지갑으로 약 10번에 걸쳐 이체가 진행됐으며 마지막에는 1억 2236만 달러 어치 비트코인이 한꺼번에 이체됐다. 이체가 완료된후 테슬라의 공개지갑에는 8.08달러 상당의 비트코인만이 남았다. 테슬라는 이체 이후 관련해 어떤 멘트도 남기지 않고 있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미지출 거래 출력(unspent transaction outputs, UTXO)을 통합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UTXO는 비트코인의 거래 유효성을 검사하는 기능으로 일종의 장부라고 할 수 있다. 근데 특이한 것은 비트코인 UTXO는 통합돼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지갑으로 들어온 만큼 장부가 별도로 저장된다. 예를 들어 200 비트코인, 800 비트코인을 구매해 총 1000비트코인이 있다고 한다면 UTXO는 200비트코인, 800비트코인이 각각 저장된다. UTXO는 이중 지불 방지, 잔고 증명 용이 등의 장점이 있지만 너무 과하게 생성되면 불필요한 수수료 등을 내야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를 통합해 비용 절감하는 등의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미국 단일 기업 중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곳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이다, 미이크로스트래티지는 최근 전고점을 뚫으며 엔비디아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YTD) 수익률 기준으로는 비트코인보다 5배 높은 상승 폭이다.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레버리지 전략이 유효했던 것이 비결로 분석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랠리가 주목받은 이유는 두 가지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보다 수익률이 높은 점과 비트코인이 조정 흐름을 보일 때 급등한 점 등이다. 먼저 회사가 비트코인을 매수하기 시작한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수익률은 160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수익률(1100%)보다 31% 높은 수치다.
비트코인이 주춤할 때 홀로 들썩인 것도 낯선 현상이다. 통상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비트코인 시세와 커플링(동조) 현상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금지된 국내의 일부 기관들이 비트코인 대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투자했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국내 자본시장 큰 손인 국민연금도 비트코인 간접투자를 위해 올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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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