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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움직임에 美 상가 시장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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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움직임에 美 상가 시장 살아난다

고금리·온라인 쇼핑 직격탄에 상가 공실률 20% 육박
소상공인들의 도전과 혁신으로 재기 분위기 나타나
체험형 매장·특화 서비스로 차별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속속 등장

미국 주요 상가 회생 조짐 나타나.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주요 상가 회생 조짐 나타나. 사진=로이터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던 미국 상가 시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상가 시장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생 불능으로 보였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소매용 상가 공실률은 19.6%를 기록했으며, 상업용 부동산 연체율은 전년 대비 2.7배 증가했다.
중소 도시 메인스트리트의 공실률은 25%를 넘는 등 심각한 수준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누적된 임대료 연체금만 약 450억 달러에 달했다.

위기는 연준의 고금리 정책과 디지털 커머스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최근 연준의 금리 인하 시그널과 함께 소상공인들의 혁신적인 도전이 메인스트리트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회생 움직임은 여러 경제적 요인이 뒷받침하고 있다. 첫째, 2024년 예상되는 금리 인하로 소상공인 대출 금리가 평균 2%p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인플레이션 완화로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운영비용 부담이 경감되고 있다. 셋째, 비대면 쇼핑의 과도한 이용으로 인한 소비자의 피로도와 불만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선호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실질임금이 2023년 4분기부터 상승세로 전환되며 중산층의 구매력이 개선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조정 후 시간당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했으며, 2024년에는 2.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역 상권 회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를 통해 미국 전역의 쇠락한 메인스트리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새로운 도전을 조명했다. 대형 쇼핑몰과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침체된 지역 상권을 되살리기 위한 이들의 시도는 주목할 만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의 비즈니스 전략이다. 아칸소주의 델타 더트 디스틸러리는 가족 농장의 농산물을 활용한 특산품 개발로 전년 대비 매출이 47% 증가했으며, 버지니아주의 굿타임스 석탄 연소 피자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개점 6개월 만에 월 매출 15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지역의 특색과 역사를 활용한 차별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도 부각됐다. 델타 더트 디스틸러리의 경우 지역 판매에만 의존하지 않고 온라인 판매와 전국 유통망 구축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했다.

다만 뉴욕주의 트레일 오터 사례에서 보듯 대형 유통업체나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특한 서비스나 체험 요소 제공이 필수적이라는 교훈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성공적인 메인스트리트 상점들은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제품 제작 과정 시연, 고객 맞춤형 워크숍, 지역 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겨냥한 '인스타그래머블' 공간 조성과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체험형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상가 시장, 특히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의 전통시장과 구도심 상권 역시 비슷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만큼, 지역의 고유성을 살린 특화 전략과 온·오프라인 융합 모델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전통시장의 장인 기술을 활용한 공방 체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쿠킹 클래스, 역사적 건축물을 활용한 문화 공간 조성 등이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스마트 오더와 배달 서비스, SNS 마케팅 등 디지털 요소를 접목해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단순한 상권 회복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NAR은 2024년 말까지 메인스트리트 공실률이 15% 수준까지 감소하고, 소매 매출이 전년 대비 8~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 안정화와 소비패턴 변화 그리고 소상공인들의 혁신적인 시도가 어우러질 때 메인스트리트의 진정한 부활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