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일 OPEC+가 2026년 말까지 대규모 감산 기조를 연장하기로 했지만, 공급 과잉 우려가 이어지면서 유가는 이날 1% 넘게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10달러(1.61%) 하락한 배럴당 67.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97센트(1.35%) 하락한 배럴당 71.12달러에 마감했다.
한 주 동안 WTI는 약 1% 하락했고 브렌트유는 2% 넘게 내렸다.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OPEC+는 전일 화상회의를 통해 원유 증산 시점을 내년 4월로 3개월 연기하고 감산 전면 해제를 2026년 말까지 1년 연장했다.
OPEC+는 애초 지난 10월부터 감산 기조를 완화할 계획이었지만,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둔화와 다른 지역의 생산량 증가로 계획을 여러 차례 연기해 왔다.
삭소 은행의 한센은 "OPEC+의 증산 결정이 무산된 상황에서 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수요 전망과 OPEC+ 이외 산유국의 생산량 증가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기술적으로 브렌트유와 WTI가 모두 단기 이동평균선 저항에 부딪히자 알고리즘 트레이더들이 매도에 가세해 유가 하락 폭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TD증권의 다니엘 갈리 원자재 전략가는 투자자 노트에서 ”시스템 트레이딩(알고리즘 거래) 세력들이 추세 신호 악화에 대응해 브렌트유를 매도했으며 이는 원유 가격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유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더라도 다음 주에 상당한 규모의 원유 매도세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도 공급 과잉 규모가 종전의 예상보다는 작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보고서에서 원유 공급 과잉 증가로 2025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65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내년 원유 수요가 하루 1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HSBC는 석유 시장의 공급 과잉 규모를 기존 하루 50만 배럴에서 20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