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무역 왕국의 흔적...호텔·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체티아르는 13세기부터 아시아 전역에서 해상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한 상인 계급이다. 이들은 1930년대까지 이탈리아 대리석, 무라노 유리, 미얀마산 티크목재 등 최고급 자재로 호화로운 저택을 지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과 정치적 격변으로 많은 가문이 몰락했고, 대다수 저택은 방치됐다.
최근 이 역사적 건축물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카나두카탄 마을의 17세기 저택이 '로터스 팰리스 체티나드'라는 이름의 호텔로 재개장했다. 1939년 지어진 '비살람'은 2005년 호텔로 변신해 20개의 객실과 대형 안뜰을 통해 체티아르의 영광스러운 시절을 재현하고 있다.
체티나드 저택의 특징은 스페인 타일, 이탈리아 대리석, 버마 티크목재로 장식된 화려한 내부다. 힌두교 신들과 영국 군인,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을 묘사한 조각상들이 건물 정면을 장식하고 있다. 일부 저택은 두 개의 거리를 관통할 정도로 규모가 크며, 여러 개의 안뜰을 갖추고 있다.
첸나이의 체티아르 기업가 EMC 팔라니아판은 "체티아르 공동체는 대담하고 진취적인 정신으로 유명했다"며 "그들의 성실성과 신뢰성은 전설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도 무루가파 그룹, 체티나드 시멘트 등 대기업을 통해 타밀나두의 강력한 사업가 집단으로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체티나드의 재발견이 인도의 새로운 문화관광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역사적 건축물의 보존과 현대적 활용, 전통문화의 계승이 조화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공예품과 요리의 부활은 지속 가능한 관광 발전의 좋은 사례로 꼽힌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