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ICBM '센티넬' 비용 초과분은 제외... 실제 부담 더 클 수도
센티넬·지휘통제 시스템 개발비 주 요인… CBO "의회 결정 중요"
센티넬·지휘통제 시스템 개발비 주 요인… CBO "의회 결정 중요"

미국의 핵전력을 운용하고 현대화하는 데 드는 총비용이 2034년까지 9460억 달러(약 1326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금액은 불과 1년 전인 2023년 추정치보다 25%나 급증한 규모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1일(현지시각) 발간한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전망치에는 현재 미 본토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주력인 '미니트맨 III'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 중인 신형 ICBM '센티넬'에서 이미 발생한 81%의 비용 초과분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 급증한 비용… 전문가 우려·정치적 부담 가중
분석가들은 세계 2위 규모의 핵무기고를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이처럼 막대하게 증가하면서, 2026 회계연도 국방예산을 1조 달러(약 1402조 원)로 증액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공약 이행이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핵무기 관련 예산은 국방부(펜타곤)와 핵탄두 등 무기고를 관리하는 책임을 맡은 에너지부(DOE)가 나누어 집행하고 있다.
군축 지지 단체인 군축협회(ACA)의 대릴 킴볼 회장은 "기존 핵 현대화 프로그램의 비용이 모든 예상을 뛰어넘어 치솟고 있다"고 평가했다.
CBO는 보고서에서 미 의회가 앞으로 몇 년 안에 '미국이 미래에 어떤 핵전력을 배치해야 할지, 따라서 국가가 어느 정도까지 현대화를 추진할 것인지'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구체적인 핵무기 전략이나 이를 감독할 고위급 인사를 지명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2월 새로운 핵무기 개발에는 반대 생각을 밝히며 핵무기고 유지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개탄한 바 있다. 또한, 미국과 러시아보다 규모는 작지만 핵전력을 증강 중인 중국, 그리고 러시아와 군축 협정을 맺는 데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간 전략 핵무기 배치를 제한하는 유일한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이 2026년 2월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양국 간 군축 협상은 재개되지 않고 있다.
◇ CBO 분석 "센티넬· C4/EW 현대화 등 복합 요인"
CBO는 이번 비용 추정치가 급증한 주요 원인으로 △센티넬 ICBM 개발과 배치 비용 증가 △펜타곤의 핵 지휘·통제·통신·조기경보(C4/EW) 시스템 현대화 비용 증가 △에너지부의 핵물질 생산 시설 개선 비용 증가 등을 꼽았다.
또한, 이번 추정 기간이 2034년까지로, 2032년까지를 대상으로 했던 이전 추정(총 7560억 달러)보다 2년 더 길어진 점도 총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2034년까지 해마다 평균 비용은 약 950억 달러(약 13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