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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퀄컴, '스냅드래곤 7s 4세대' 공개…중급폰에 AI·게이밍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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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퀄컴, '스냅드래곤 7s 4세대' 공개…중급폰에 AI·게이밍 심는다

4나노 공정으로 전력 효율 높여…온디바이스 AI로 속도·보안 동시 강화
삼성·샤오미 2026년 탑재 유력…'실속형 플래그십'으로 중가 시장 격돌 예고
퀄컴이 중급 스마트폰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스냅드래곤 7s 4세대' 칩셋을 공개했다. 이 칩셋은 고급형 모델에만 적용되던 AI와 게이밍 기능을 중급형 기기에서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퀄컴이미지 확대보기
퀄컴이 중급 스마트폰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스냅드래곤 7s 4세대' 칩셋을 공개했다. 이 칩셋은 고급형 모델에만 적용되던 AI와 게이밍 기능을 중급형 기기에서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퀄컴
퀄컴이 중급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전략 칩셋 '스냅드래곤 7s 4세대'를 공개했다. 이 칩셋은 지금까지 고급형 모델의 전유물이었던 고성능 인공지능(AI)과 게이밍 기능을 중급형 기기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와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2026년 초 출시할 신제품에 탑재될 것으로 보여, 치열한 중가 시장 경쟁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각) 웹프로뉴스에 따르면 이번에 퀄컴이 공개한 칩셋의 핵심은 '첨단 기술의 대중화'다. 4나노미터(4nm) 미세 공정을 바탕으로 전력 효율을 크게 높여 배터리 지속 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전 세대인 스냅드래곤 7s 3세대와 비교해 AI 성능은 30%, 전체 처리 속도는 20% 높였다. 중앙처리장치(CPU)는 최대 2.5기가헤르츠(2.5GHz)의 프라임 코어를 중심으로 성능과 효율 코어를 결합한 구조를 채택해, 적은 전력으로도 강력한 연산 능력을 발휘한다. 특히 텍스트-이미지 변환 같은 생성형 AI 모델을 기기 자체에서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를 지원해,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도 응답 지연 시간을 줄이고 보안을 강화하는 장점을 제공한다.

◇ AI·게이밍, 고급형 못지않은 사용자 경험

사용자 경험을 좌우하는 게이밍과 카메라 기능 역시 고급형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엘리트 게이밍' 기능의 일부인 '가변 레이트 셰이딩'과 '아드레노 프라임 모션 엔진 2.0'을 지원해, 고품질 게임 환경을 제공한다. 같은 전력 소모량으로 더 높은 프레임률(FPS)을 구현할 수 있다. 최근 확산하는 모바일 e스포츠와 게임 스트리밍 환경에 최적화된 설계라는 평가다. 카메라는 AI 기반 노이즈 감소 기술을 적용해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사진 품질을 크게 높였다.
퀄컴은 이번 신제품으로 중급형 스마트폰이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6기가헤르츠 이하(sub−6GHz) 대역과 밀리미터파(mmWave)를 모두 지원하는 5G 통신 기능은 세계 통신망과 호환된다. 특히 인도, 동남아, 중남미처럼 전력망이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샤오미 외에 리얼미, 비보 등 현지 브랜드의 채택률을 높일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디어텍의 디멘시티(Dimensity) 시리즈와 정면으로 경쟁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중가 시장 경쟁 격화…삼성 엑시노스와 '집안싸움'도

이번 칩셋 출시는 삼성전자에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뜻을 지닌다. 세계 시장에서 막대한 판매량을 차지하는 갤럭시 A와 M 시리즈 같은 중급 모델에 스냅드래곤 7s 4세대가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삼성은 자체 시스템 반도체인 엑시노스 칩과의 내부 경쟁과 균형점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다만, 칩셋의 성능을 온전히 구현하려면 스마트폰 제조사의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관건으로 남는다. 퀄컴은 이번 7s 모델로 '성능 강조형(7 Gen 4)'과 '효율 최적화형(7s Gen 4)'으로 제품군을 나누는 전략을 명확히 했다. 또한 8 시리즈 등 상위 제품군과 판매 간섭, 이른바 카니발라이제이션(내부 잠식)을 피하려면 정교한 가격 정책도 필요하다.

한편, 개발자 생태계 쪽에서는 더 많은 기기에서 온디바이스 AI API를 폭넓게 쓸 수 있게 돼, 혁신적인 앱과 서비스가 등장할 기회가 넓어졌다는 긍정 평가도 나오고 있다.

스냅드래곤 7s 4세대는 혁명적 변화보다는 시장의 요구를 따른 '실질적 진화'에 가깝다. 그러나 AI·게이밍·카메라 성능을 대중형 모델로 확산시켜, 기존의 '중급형=보급형'이라는 생각을 넘어 '중급형=고급형 못지않은 실속형'으로 시장의 기준을 다시 쓸 잠재력을 품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