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환경단체 DEA, "온실가스 검토 미흡" NOPSEMA 승인 취소 요구
공정률 80% 넘긴 125억 달러 사업… 결과 따라 규제 환경 변화 주목
공정률 80% 넘긴 125억 달러 사업… 결과 따라 규제 환경 변화 주목

호주 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에너지 기반 시설 사업 가운데 하나인 이 프로젝트는, 막대한 경제적 기대 효과 이면에는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호주 환경을 위한 의사들(Doctors for the Environment Australia, DEA)'이 프로젝트 환경 계획 승인에 이의를 제기하며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스카버러 가스전은 서호주 해안에서 약 375km 떨어진 카나본 분지에 있다. 주요 시설로는 수심 950m 심해에 설치하는 반잠수식 부유 생산설비(FPU), 여기서 육상 플루토(Pluto) LNG 공장까지 이어지는 약 430km 길이의 해저 파이프라인, 그리고 기존 플루토 LNG 플랜트 안 두 번째 액화 설비(Pluto Train 2)를 포함한다. 이 프로젝트는 해마다 800만 톤 규모의 LNG 생산을 목표로 하며, 현재 공정률은 80%를 넘겼고 2026년 하반기 첫 LNG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의사들 "기후·건강 영향 검토 부실"
DEA는 2000여 명의 의사와 의대생으로 이루어진 시민단체로, 이번 소송에서 호주 연방 해양안전환경관리청(NOPSEMA)의 환경계획 승인 결정이 위법일 수 있다고 문제 삼는다. DEA는 NOPSEMA가 프로젝트 전체 수명 기간 약 8억 7800만 톤에 이르는 막대한 이산화탄소 예상 배출량 관리 방안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DEA 사무총장 케이트 와일리(Kate Wylie) 박사는 "이 결정은 결코 가볍게 내린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후변화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느꼈다"며 이번 소송이 공익을 위한 일임을 강조했다. DEA는 NOPSEMA의 환경계획 승인 과정에서 의견을 들어야 하는 '관련자(relevant person)'로 인정받아 법적 소송 자격을 갖췄다.
우드사이드는 자사의 환경계획이 모든 법적 요건에 따라 심사받았다고 밝히며 법정에서 적극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프로젝트가 경제에 미치는 좋은 영향(고용 창출, 지역 투자, 세수 확대 등)을 강조하는 한편, 스카버러 가스전의 이산화탄소 함량이 0.1% 미만으로, 아시아 시장에 공급될 LNG 가운데 탄소 배출량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NOPSEMA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공식 발표를 자제하고 있다.
◇ 과거 소송과 달라…'건강권' 새 쟁점 부상
스카버러 프로젝트는 이전에도 호주 보존재단(ACF) 등 환경단체의 법적 도전에 직면했다. ACF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 잠재 영향 문제를 제기했으나 승소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소송을 거둬들였고, 이후 우드사이드는 주요 환경 인허가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번 DEA의 소송은 기후변화와 건강권이라는 새로운 쟁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앞으로 호주 안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 인허가 과정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법적 도전은 대규모 화석연료 개발 사업의 기후변화 영향을 더욱 엄격히 검토해야 한다는 사회의 요구를 반영한다. 특히 의사단체가 건강권 차원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은 기후변화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국민 건강과 바로 이어지는 문제임을 부각시킨다. 소송 결과에 따라 앞으로 호주 및 국제 에너지 산업의 규제 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에너지 개발과 환경·건강권 보호라는 두 가치가 날카롭게 부딪히는 이번 사안을 관련 업계와 시민사회 모두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