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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국발 무역 우회 대응 태스크포스 설립..."트럼프 관세 여파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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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국발 무역 우회 대응 태스크포스 설립..."트럼프 관세 여파 분석"

미국 관세로 중국산 화물 유럽 유입 우려...5월 말 첫 보고서 발표 예정
EU, 1천억 달러 미국 상품 보복 관세 검토... "장기적 재균형 필요" 강조
유럽연합 깃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 깃발.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이 미국의 고율 관세 탓에 중국산 화물이 유럽으로 재우회될 가능성에 대비해 특별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이달 말까지 첫 분석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9일(현지 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EU의 집행기구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할인된 중국 상품이 유럽 항구로 몰리면서 EU 내 생산업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태스크포스는 EU 27개 회원국과 협력해 미국 관세가 중국 화물에 미친 초기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EU와 중국의 세관 데이터뿐만 아니라 국가별 기록과 선적 데이터를 통해 갑작스러운 무역 흐름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이 태스크포스는 중국 경제의 민감한 부문들, 특히 산업 과잉 생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덤핑 위험이 더 높은" 분야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EU 관계자들이 밝혔다.
EU는 자국 산업이 트럼프 관세로 인한 2차 충격을 받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EU는 예상치 못한 급격한 수입 증가가 EU 부문에 영향을 주는 상황에 대비해 신속한 보호조치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보호조치로는 수입 할당량 설정이나 높은 수입 관세 부과 등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러한 조치들은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와 최근 갱신된 관세가 중국산 철강 제품의 EU 시장 진입을 막는 데 효과를 보였다.

이번 조치는 EU가 미국과의 무역 관계를 장기적으로 재조정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8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1000억 달러 이상의 미국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EU 협상가들이 트럼프 팀과의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뒤 나온 결정이다.

집행위원회는 표적이 될 미국 제품의 상세한 목록을 발표했으며, 보잉 항공기와 버번 위스키 등 가장 민감한 미국 제품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익명의 EU 관리들은 이러한 조치들이 트럼프의 일부 관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단기적인 압박을 가하는 것을 포함해 협상에 집중하고 있지만, 일부 관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한 관계자가 말했다.

그는 "이는 단기적인 보복 목적뿐만 아니라 미국에 대한 장기적인 대응"이라면서 "우리는 장기적이고 더 지속적이며 지속가능한 조치를 위해 이해관계자들을 준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는 것은 여전히 EU의 최우선 과제로 남아있지만, EU는 자국 화물에 대한 10%의 전면적인 관세율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징벌적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지 않는 한 EU는 보복할 것이라고 관리들은 강조했다.

이번 보복 관세 목록은 이제 27개 EU 회원국에 전달돼 약 한 달간 협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EU는 트럼프가 대부분의 관세에 대해 발표한 90일간의 '일시 중지'가 끝나는 7월 즈음에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동시에 EU 관리들은 최근 워싱턴과의 접촉을 통해 미국이 중국의 산업 과잉 생산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에서 유럽과 협력하는 데 여전히 관심이 있다는 시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EU는 또한 미국의 "상호적" 관세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며, 이 문제에 대해 워싱턴과 협의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EU의 대응은 글로벌 무역 질서의 변화 속에서 유럽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의 여파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해결책을 찾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