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美·中서 판매 부진...철강사들은 값싼 중국산 수입에 타격
AI 붐 업체들은 선전...향후 미국 관세·엔화 강세 악재로 업계 재편 전망도
AI 붐 업체들은 선전...향후 미국 관세·엔화 강세 악재로 업계 재편 전망도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2025년 3월 31일로 마감된 회계연도의 일본 제조업체 총 순이익은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이는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섹션에 상장된 약 500개 제조업체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순이익은 20% 이상 감소했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 인센티브 부담이 커졌고, 중국에서는 현지 업체들이 전기차 수요에 대응해 가격을 인하하면서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토요타 자동차의 순이익은 4% 감소한 4조7700억 엔(약 329억 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일부 모델의 리콜로 인한 북미 생산 감소와 중국에서의 판매 비용 증가 때문이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주로 북미 지역의 판매 인센티브 증가로 인해 74%의 이익 급락을 보고했다.
철강 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일본제철과 JFE 홀딩스는 각각 36%와 53%의 순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국내 수요 약화에 직면한 중국 업체들이 초과 공급분을 이웃 국가에 수출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욕실 설비 제조업체인 토토의 순이익은 중국 관련 사업에 대한 손상차손으로 67% 급감했다.
반면, 생성형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은 호조를 보였다. 전기 기계 부문의 순이익은 약 20% 증가했으며, 도쿄 일렉트론은 생성형 AI용 최첨단 칩 제조 장비에 대한 강력한 수요로 이익이 50% 증가했다. 어드밴테스트의 순이익은 반도체 테스트 장비 판매 증가로 약 160% 늘어나 두 회사 모두 기록적인 수익을 달성했다.
AI 투자 붐은 화학 및 기타 부문 기업들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신에츠 케미컬은 반도체 웨이퍼에서 더 높은 수익을 거두며 PVC 시장 침체를 상쇄했고, 세키스이 케미컬은 고성능 플라스틱의 강력한 판매로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다.
환율 요인은 제조업체들의 실적을 지탱하는 데 일부 도움이 됐다. 평균 환율은 달러당 약 152.5엔으로, 일본 통화는 1년 전에 비해 약 8엔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횡재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철강 제조업체의 수익을 전년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했다.
전문가들은 2026년 3월로 끝나는 올해 미국 관세의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자동차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며, 여기에 10%의 고정 관세가 더해져 기업들이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할 경우, 더 높은 비용 부담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직접적인 관세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기업들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는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 경기 침체 발생 확률을 45%로 전망했다.
엔화 강세도 일본 기업들에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노무라 연구소의 수석 경제학자 다카히데 키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재고한다 하더라도, 다음에는 달러 약세 정책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카산 증권의 마츠모토 후미오 수석전략가는 "자동차 산업은 관세와 엔화 강세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으며, 중국 경쟁사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심각한 비즈니스 환경은 산업 재편을 촉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9일 현재 실적을 발표한 457개 기업의 경우 총 순이익이 4% 증가했으며, 비제조업체를 포함한 전체 기업의 이익은 5%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제조업 외 분야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했음을 보여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