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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해충'에 코코넛 생산량 급감…코코넛 오일, '프리미엄' 사치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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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해충'에 코코넛 생산량 급감…코코넛 오일, '프리미엄' 사치품으로

인도·동남아 주요 생산국, 공급난 직면…코코넛 워터 수요 증가에 '이중고'
2년 만에 3배 폭등, 글로벌 시장 '사상 최고치'…"2000달러 아래로 안 떨어질 것"
2025년 7월 23일, 48세의 라야 아난드 바트(Raya Anand Bhat)가 인도 코치에 있는 작은 코코넛 공장에서 코코넛 오일을 추출하기 위해 압착기에 넣기 전에 자루에서 코프라를 바구니로 옮기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7월 23일, 48세의 라야 아난드 바트(Raya Anand Bhat)가 인도 코치에 있는 작은 코코넛 공장에서 코코넛 오일을 추출하기 위해 압착기에 넣기 전에 자루에서 코프라를 바구니로 옮기고 있다. 사진=로이터
한때 흔한 주방 필수품이었던 코코넛 오일이 공급 부족과 코코넛 워터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인해 '프리미엄 제품'으로 변모하고 있다.

최대 소비국인 인도의 가격은 2년도 채 되지 않아 3배나 폭등했으며, 전 세계 가격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백만 명의 소비자들이 가격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 사는 릴라마 체리안(Leelamma Cherian)은 "일상적인 요리를 위해 더 저렴한 해바라기 기름으로 바꾸고, 맛이 절대적으로 대체할 수 없는 요리를 위해 코코넛 오일을 아껴 쓸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가격 급등은 강우량 감소, 더위 연장, 해충 및 질병 피해 증가로 인해 인도에서 동남아시아에 이르는 주요 생산국의 생산량 차질로 인해 가속화되었다.
인도의 가격은 톤당 42만3000루피(약 690만 원)로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거의 3배 올랐다. 같은 기간 전 세계 가격은 톤당 2990달러(약 410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코코넛공동체(ICC)는 생산량 제한에 직면한 수요 증가로 인해 하반기 세계 가격이 톤당 2500~2700달러(약 340만~370만 원)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의 한 식물성 기름 거래자는 "가격은 조만간 2000달러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2년 동안 1800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코코넛 오일 공급은 나무가 늙고 재심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덥고 건조한 날씨와 갑작스러운 폭우 등 기상 조건 변화도 코코넛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적어도 하나의 생산국이 항상 기상 이변의 영향을 받고 있어 광범위한 생산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

또한,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이 코코넛 워터의 건강상의 이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코코넛 워터 수요가 급증했다. 이로 인해 농부들은 코코넛을 더 일찍 수확하게 되어 오일과 코프라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성숙한 코코넛의 공급이 더욱 줄었다.

가격 급등으로 인해 코코넛 오일의 프리미엄은 경쟁사인 팜 커널 오일(palm kernel oil)에 비해 톤당 1,000달러로 치솟았다. 코코넛 오일에서 벗어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팜 커널 오일, 팜유, 콩기름, 해바라기유 등 대체품의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농부들이 기름을 추출하는 대신 코코넛을 통째로 운송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코코넛 가공 산업 협회는 국내에서 더 많은 기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6~12개월 동안 코코넛 수출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인도에서는 용매 추출자 협회가 뉴델리에 코코넛 오일과 코프라 수입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