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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영화 관세, 글로벌 제작사들에도 충격파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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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영화 관세, 글로벌 제작사들에도 충격파 던져

미국 외 제작물에 100% 관세 적용 위협에 영화 산업계 혼란
세부 실행 계획 부재로 불확실성 가중, 일자리 위협 우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표가 글로벌 영화 산업에 충격파를 던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표가 글로벌 영화 산업에 충격파를 던졌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표가 글로벌 영화 산업에 충격파를 던졌다고 11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5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의 영화 산업이 매우 빠르게 죽어가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이 우리의 영화 제작자들과 스튜디오를 미국에서 빼앗아가기 위해 온갖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상무부와 미국 무역대표부에 미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에서 제작된 모든 영화"에 100% 관세를 즉시 적용하는 과정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진행 중"이라고 짧게 답했으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세르비아 출신 메이크업 아티스트 요바나 부코사블레비치는 "이미 나쁜 상황인데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프랑스의 한 주요 제작사는 4월 2일 대규모 관세 발표 이후 미국 프로젝트를 위한 중국 파트너로부터 자금을 잃었다고 전했다. 중국은 무역전쟁 대응으로 미국 영화 수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영화에 관세를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실질적인 선례가 없다는 점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의 데이비드 헤니그는 "영화는 대부분 서비스로, 무형의 산물"이라며 관세 적용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적용될지, 극장 상영에만 적용될지 등 세부사항도 불분명하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세금 인센티브와 제작 비용 절감을 위해 유럽 국가들로 영화 제작을 이전해왔다. 영국영화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영국 영화 제작 총 지출의 87%가 해외 자금이었다. 아일랜드의 한 영화 제작자는 아일랜드 전체 영화 자금의 75%가 미국에서 온 외국 자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관세 발표로 영국 영화 노조 벡투는 "코로나와 최근의 경기 둔화 이후 오는 이러한 관세는 이제 막 회복 중인 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영국에서 영화를 만드는 수만 명의 숙련된 프리랜서들에게 정말 걱정스러운 소식"이라고 우려했다.

할리우드는 최근 몇 년간 파업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생산이 감소했다. 비영리 단체 필름LA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영화 및 텔레비전 제작은 지난 10년간 약 40% 감소했다. 프롯프로의 설문조사에서 캘리포니아는 토론토, 영국, 밴쿠버, 중부 유럽, 호주에 이어 향후 2년간 촬영하기에 선호되는 6위 장소로 나타났다.

관세 공포는 영화 제작의 복잡한 국제적 성격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많은 미국 영화가 해외에서 촬영되며 다양한 국가의 제작사들이 공동으로 작업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관세보다 미국 내 촬영에 대한 세금 공제와 같은 인센티브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영화계는 트럼프가 배우 존 보이트, 멜 깁슨, 실베스터 스탤론을 "할리우드 특별 대사"로 임명한 이후 할리우드에 갑작스러운 관심을 보이는 것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업계는 관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될지, 이미 완성되었거나 제작 중인 영화들이 면제될지, 왜 영화만 겨냥하고 텔레비전 제작은 언급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영화 관세 위협으로 세계 영화 산업은 앞으로 더 큰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되었다. 관세가 실제로 어떻게 적용될지, 또 국제 영화 시장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