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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제재 속 세계 최고 해양 시뮬레이션 시스템 개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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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제재 속 세계 최고 해양 시뮬레이션 시스템 개발 성공

1km 초고해상도 '해양 현미경'으로 극단적 기상 현상 예측 능력 향상 기대
미국 반도체 수출 통제 극복하며 과학기술 자립 역량 과시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과학원(CAS) 대기물리학연구소와 컴퓨터네트워크정보센터 연구팀이 개발한 'LICOMK++'는 전례 없는 1km(0.6마일) 해상도를 구현해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해양 시뮬레이션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영 신화통신의 지난 목요일 보도에 따르면, '해양 현미경'으로 불리는 이 초고해상도 시뮬레이터는 과학자들이 해양 소용돌이와 열 수송 같은 복잡한 과정을 획기적인 선명도로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태풍, 해양 열파, 홍수와 같은 극단적 기상 현상에 대한 예측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중국이 미국의 엄격한 기술 제재 속에서도 고성능 컴퓨팅 분야의 도전을 극복하고 핵심 기술의 자립을 이루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특히 미국이 중국의 슈퍼컴퓨팅 부문을 견제하기 위해 도입한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도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ICOMK++ 프로젝트는 글로벌 기후 연구를 발전시키고 재난 대응 전략과 해안 회복력 계획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관련 경제적 손실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과학적 도구가 될 전망이다.

해양은 지구 기후 시스템에서 에너지와 탄소 흡수원의 중요한 조절자 역할을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추가 열의 90% 이상과 인간 활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0% 이상을 흡수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있어 해양 시뮬레이터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해양을 고해상도로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엄청난 계산 능력이 필요한 기후 과학의 주요 과제였다. 중국 과학자들은 프로그래밍과 알고리즘을 고안하고 최적화함으로써 1km 해상도의 세계 최초 해양 시뮬레이터인 LICOMK++를 개발했다.

이 시스템의 우수성은 이미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LICOMK++는 중국컴퓨터연맹(CCF)이 주최하는 고위급 컨퍼런스인 HPC China 2024에서 최고의 슈퍼컴퓨팅 애플리케이션상을 수상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기후 모델링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슈퍼컴퓨팅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고든 벨 상(Gordon Bell Prize)의 전 세계 최종 후보 3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최첨단 모델을 갖춘 기상 기관들은 "해양 환경 변화에 대한 세계 및 지역 기후 예측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고품질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중국 기상청은 지난 8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 시뮬레이터가 해안 재해 예방 및 완화, 해양 자원 관리, 기후 적응 계획을 위한 보다 맞춤화된 기술 지원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기후 변화 대응과 과학기술 자립이라는 두 가지 국가적 과제에서 중국이 이룬 중요한 진전으로, 미국과의 기술 경쟁 속에서도 자국의 과학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