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 기업 절반 "미국 시장 투자 우선순위 낮출 것"
양국 관계 긴장과 미국 경제 불안정성이 최대 우려사항
양국 관계 긴장과 미국 경제 불안정성이 최대 우려사항

미국 중국상공회의소(CGCC)가 12일 발표한 연례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은 규제 강화와 반중 정서 확산으로 인해 미국 투자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응답 기업의 절반은 정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미국 시장 투자의 우선순위를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한 기업은 25%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워싱턴과 베이징이 관세 전쟁을 시작하기 직전에 실시됐으며, 양국은 설문 발표 직후인 12일 90일간 관세를 인하하는 임시 합의에 도달했다. 미국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125% 인하하기로 했으며, 중국도 미국 상품에 대한 무역 제한과 관세를 완화하기로 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우려하는 기업의 비율은 전년 대비 9포인트 증가한 80%를 기록했으며, 이는 양국 관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우려사항으로 나타났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 도입 이후 생활비 상승과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다만 2024년 중국 기업의 실제 매출은 전년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설문 참여 기업 중 30%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매출 성장을, 40%는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했다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수익성이 상승 추세에 있지만 전반적인 매출 성장 규모는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전년에 비해 감소했으며,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의 기업 신뢰지수도 회복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향후 전망에서는 불확실성이 지배적이었다.
중국 기업의 60%는 미국 내 외국인 투자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포함한 비즈니스 환경을 경계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8%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투자 정책' 각서에 서명했는데, 이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대미 투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로 인해 설문 기업의 50%는 미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철회할 계획이라고 응답했으며, 28%만이 현재 투자 계획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행정부의 조치로 인해 시장 확장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기업의 75%는 "복잡하고 모호한 미국의 대중국 규제 및 제재"를 브랜딩 및 마케팅의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이러한 요인들은 "브랜드 홍보와 이미지 구축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했으며, 마케팅에 대한 정책과 대중의 인식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CGCC의 회원사에는 중국은행, 코스코 쉬핑 홀딩스, 중국석유화학(Sinopec), 전기차 업체 BYD, 완샹 그룹, 텐센트 클라우드 등 국영 기업과 민간 기업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2005년에 설립된 이 단체는 이번 설문 결과를 비공개 행사에서 발표했는데, 이는 전년과 달라진 접근 방식이다.
양국의 무역 분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었음에도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정책 불확실성과 경제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미국에 대한 중국 투자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