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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인·테무, 미-중 관세 유예로 미 창고 재입고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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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인·테무, 미-중 관세 유예로 미 창고 재입고 '숨통'

관세 90일간 145%→30% 인하... 대량 선적 통한 재고 확보 기회
'소액 면세제도' 면제 종료는 그대로... 기업들 미국 내 판매 전략 수정
테무(Temu)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무(Temu)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이 일시적으로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하면서 쉬인(Shein)과 테무(Temu) 같은 중국계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미국 사업 전략을 재조정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됐다고 13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800달러 미만 소포에 적용되던 '소액 면세제도(de minimis)' 관세 면제를 복원(120%→54%로 인하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90일간의 관세 유예기간이 재고 확보의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지난 5월 2일, 중국과 홍콩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800달러 미만 소포가 면세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드 미니미스' 정책을 종료했다. 중국 공장에서 미국 소비자에게 면세 제품을 직접 배송함으로써 초저가 전략으로 성장했던 테무와 쉬인은 이로 인해 비즈니스 모델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쉬인과 테무는 미국에서 광고 지출을 줄이고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전략적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같은 맥락에서 아마존의 저가 서비스인 아마존 하울(Amazon Haul)도 지난주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시됐다.
하지만 이번 미-중 무역협상으로 90일간 관세가 145%에서 30%로 인하되면서 상황이 일부 개선됐다. 무역 전문가들은 면제 조항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낮지만, 관세 인하 자체가 해당 기업들에게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오하이오 마이애미 대학의 공급망 관리 부교수인 야오 진은 "이번 관세 인하는 쉬인과 테무가 미국 재고를 보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두 회사가 향후 90일 동안 개별 항공 배송 대신 컨테이너선을 통해 제품을 대량으로 미국으로 선적하여 다음 관세 인상에 앞서 재고를 비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미 테무는 미국 웹사이트에서 미국 창고에 있는 제품을 소개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공장에서 소비자로 직접 배송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지난 5월 2일, 테무는 미국 내 모든 판매가 이제 현지 기반 판매자에 의해 처리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관세 변화의 영향은 이미 물류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가격 책정 플랫폼 제네타(Xeneta)의 최고 항공 화물 책임자인 니알 반 데 바우는 중국-미국 노선 항공 화물 운송의 약 50%가 최소 면제가 제거되기 전에 저가 전자상거래 제품이었다고 설명했다.

컨설팅 회사 로테이트(Rotate)의 데이터에 따르면, 5월 2일 이후 이 노선의 전체 일일 평균 화물기 용량은 39% 감소했다.

세관 전문가이자 무역 자동화 플랫폼 트루 아이덴티티(Tru Identity)의 CEO 휴고 파쿨라는 쉬인과 테무가 향후 제품 가격에 따라 차별화된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소매 가격에 30%를 추가해도 아마존이나 다른 어느 곳보다 여전히 저렴한 상품들은 의미가 있다"며 "정말 저렴한 제품의 경우, 중국에서 직송을 계속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의 경우, 이번 관세 유예로 인해 일부 제3자 판매자들이 연말 쇼핑 시즌을 위한 중국 제품 주문을 계획하고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됐지만, 얼마나 많은 판매자가 이 기회를 활용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번 90일 관세 유예는 중국계 전자상거래 기업들에게 미국 시장 전략을 조정하고 미국 내 물류 인프라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소액 면세제도‘ 정책이 복원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30% 관세를 감안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