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유지보수 용이성 강점
미국과 정치적 긴장 속 F-35 구매 재검토 움직임에 '대안'으로 거론
미국과 정치적 긴장 속 F-35 구매 재검토 움직임에 '대안'으로 거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KF-21 보라매가 양산에 들어가면서 KAI가 세계 방산 시장의 주요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폴란드 등 잠재 구매국의 높은 관심 속에 KF-21이 수출 시장에서 미국의 F-35 전투기에 도전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캐나다가 미국과의 정치적 긴장 때문에 F-35 전투기 구매 계획을 다시 검토하는 상황에서, KAI의 KF-21 보라매가 믿을 만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19fortyfive가 지난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4.5세대 전투기인 KF-21은 5세대 스텔스 기능(내부 무장창 포함)으로 성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겉모습은 F-35와 비슷하지만 KAI의 독자적인 쌍발 엔진(GE F414) 설계를 채택했다.
KAI는 KF-21이 F-35보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고 유지보수성이 우수하며, 캐나다에 향상된 작전 자율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FA-50/F-50 경전투기의 성공을 바탕으로 주요 항공우주 수출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KAI의 '글로벌 KAI 2050'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 캐나다, F-35 대안 모색... KF-21 '눈길'
캐나다가 F-35 프로그램 잔류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면서, 미국의 북쪽 이웃 국가가 어떤 항공기를 선택할지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의 F-35와 비슷한 스텔스 디자인을 가진 KF-21 보라매가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KF-21은 한국 대표 군수 항공우주 기업인 KAI가 생산했으며, 2021년 차세대 국산 전투기로 처음 공개됐다. KF-21은 한국의 전투기 수출 사업에서 중요한 다음 단계로 평가된다.
당시 KF-21의 성공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한국 항공 산업의 빠른 성장과 발전을 간과한 평가였다는 지적도 있다.
KAI의 첫 번째 노력은 2013년 한국 공군에서 최종적으로 운용되기 시작한 FA-50 2인승 전투기였다. 해당 전투기는 2020년에 처음 대중에 그 모습이 알려졌으며, 이후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이라크 등에 다양한 전투 및 훈련 파생형으로 수출됐으며, 최신 전투 버전 48대가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 회원국 중 처음으로 폴란드에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 글로벌 방산 시장 '게임 체인저' 꿈꾸는 KAI
KF-21은 KAI가 국제 방산 시장의 주요 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장기 계획의 다음 행보다. 또 다른 계획으로는 FA-50을 기반으로 한 단좌 전투기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 전투기는 'F-50'으로 불릴 예정이다.
단좌 F-50 전투기는 이달 첫 비행에 성공했으며, 2027년까지 실전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렴한 비용에 널리 쓰이는 검증된 기술(GE F404 엔진)을 채택한 덕분에 새로운 경량 전투기를 원하는 많은 나라에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전에 제안됐던 단좌 F-50 버전 개발은 KF-21 개발을 먼저 추진하기 위해 잠시 미뤄졌다. 이러한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과 함께 KAI는 두 가지 핵심적인 기업 전략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KF-21 개발은 한국 공군의 노후화된 F-4와 F-5 전투기 교체를 위한 66억 달러(약 9조 3350억 원) 규모의 단기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였다. 또한 KF-21은 다른 잠재적인 대체 전투기보다 경제적인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KF-21은 '글로벌 KAI 2050-항공우주를 넘어(Beyond Aerospace)'라는 장기 전략 계획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KAI 관계자들은 과거 19FortyFive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사적인 노력에 대해 설명하며, 회사를 세계 7위의 항공우주 기업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 KF-21, F-35 '대항마' 될까...가격 및 유지보수 경쟁력 주목
록히드 마틴(LM)과 함께 F-16을 바탕으로 개발된 FA-50과 달리 KF-21은 순수 KAI의 독자적인 개념으로 F-35에서 비롯되지 않았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언뜻 미국의 전투기와 먼 친척처럼 보일 수 있다.
KF-21은 또한 낮은 레이더 반사 면적(RCS) 설계를 위해 바깥쪽으로 기울어진 쌍 수직 꼬리 날개와 블렌디드 윙-바디(blended-body fuselage)를 채택했다. KAI 고위 관계자들은 미국 전투기의 어떤 세부 사항도 베끼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다만 두 항공기의 유사점이 지적되자, 스텔스 형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양사의 결과물이 매우 비슷해졌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했다.
록히드 마틴의 한 전직 임원은 한국 프로그램이 F-35의 설계 정보를 어떤 식으로든 얻었을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아마 우연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고객에게 차세대 전투력을 제공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또한 AESA(능동형위상배열) 레이더와 같은 최신 탑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KF-21과 F-35의 한 가지 중요한 차이점은 KF-21이 미국 항공기의 F135와 같은 단일 대형 엔진 대신 두 개의 F414 엔진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쌍발 엔진 플랫폼은 캐나다 북부의 극한 환경에서 더 나은 생존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KAI의 안제이슨 북미 지역 판매 담당 임원은 최근 한국 사천에 있는 KAI 제조 공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KF-21은 4세대 최전선 전투기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KF-21의 경제성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유지보수 용이성이다.
안제이슨 임원은 "(F-35와 같은) 다른 5세대 전투기에 비해 이 항공기는 처음부터 더 나은 유지보수성을 고려해 설계됐다"며 "우리는 항공기 유지보수에 더 많은 또는 더 나은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KF-21이 제시하는 이 경제적인 해법은 캐나다에 프로그램 수명 기간 동안 막대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결국 캐나다 정부는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가 더 중요한지, 아니면 보다 독립적인 행보를 택하는 것이 더 유리한지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 놓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