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쌀 5kg당 4000엔 이하로 낮출 것"...야당 압박에 "책임 지겠다" 약속

이시바 총리는 21일 국회에서 야당 지도자들과의 일대일 토론에서 "쌀 가격을 가능한 한 빨리 5kg당 4000엔(약 28달러) 이하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일본의 쌀 가격은 5kg당 평균 4268엔 수준으로, 1년 전보다 약 두 배 올랐다.
"쌀 가격은 3000엔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4000엔대에 머무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한 이시바 총리는 "우리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그 목표치를 낮출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또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총리로서 책임을 질 것이냐는 야당 지도자의 질문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본의 쌀 가격 급등은 흉작으로 인한 곡물 공급 부족과 인바운드 관광 호황으로 인한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식당에서 쌀로 만든 요리를 즐기면서 수요가 더욱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긴급 비축량 방출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쌀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시바 총리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올해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소비세율을 낮추라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예상되는 세수 감소를 어떻게 만회하고 사회보장제도에 대처할 것인지를 패키지로 설명해야 한다"고 반박했으나, 물가 상승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새로운 구체적 조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의 주요 야당들은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을 돕기 위해 1년 동안 식품에 대한 소비세를 폐지하고, 정부의 미사용 자금으로 부족분을 충당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대표를 비롯해 국민민주당과 일본혁신당도 현재 식품과 음료에 대해 8%, 기타 품목에 대해 10%로 설정된 소비세율의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시바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이 식품에 대한 소비세 인하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이는 여당 내부에서도 소비세 인하에 대한 입장차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정부 정책 방향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시바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관세 인상에 따른 부작용에 대처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제시하지 못해 야당으로부터 "정부의 긴급성과 준비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대응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이시바 정부는 쌀 가격 안정화와 물가 상승 억제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소비세 인하 없이 효과적인 가계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올해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정책 대결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