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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시, 2개월 만에 최고치서 '후퇴'…中 경제·실적 우려에 '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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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시, 2개월 만에 최고치서 '후퇴'…中 경제·실적 우려에 '숨 고르기'

美 관세發 경제 타격 우려, PMI 부진 전망…투자자들, 새로운 촉매제 '주시'
비야디發 가격 전쟁 장기화 공포, 기술주 약세… 메이투안 등 실적 발표 '촉각'
2025년 3월 27일 베이징에서 배송을 하고 있는 메이투안 노동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3월 27일 베이징에서 배송을 하고 있는 메이투안 노동자. 사진=로이터
홍콩 증시가 6주간의 랠리를 마치고 2개월 만에 최고치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은 미·중 관세 전쟁으로 인한 중국 경제 및 기업 실적 악화 가능성을 주시하며 새로운 시장 촉매제를 기다리는 모습이라고 26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항셍 지수는 현지 시간 정오 거래에서 1% 하락한 23,366.06을 기록했으며, 항셍 테크 지수는 1.3% 하락했다. 중국 본토 증시 역시 약세를 보여 CSI 300 지수는 0.7%, 상하이 종합 지수는 0.3% 각각 하락했다. 특히 중국 전기차(EV) 제조업체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업계 선두 주자인 비야디는 판매 촉진을 위해 22개 모델의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 이후 사상 최고치에서 7.7% 급락한 429.40 홍콩 달러를 기록했다. 지리 자동차와 리샹 자동차 역시 가격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각각 7.3%, 4.9% 하락했다.

다른 주요 기술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메이투안은 26일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5.1% 하락했으며,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와 텐센트 홀딩스도 각각 0.3%, 1.4% 하락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강자 CATL 역시 5% 하락하며 투자 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하이통 인터내셔널의 앰버 저우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제 지표가 단기적으로 미국 관세의 영향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하며 "시장은 향후 3~6개월 동안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오는 31일 발표될 중국의 5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5로, 4월의 49보다는 소폭 상승하겠지만 여전히 경기 위축 국면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경제 활동 보고서 역시 산업생산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소매판매와 고정자산투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골드만삭스는 25일 보고서를 통해 "3월부터 4월까지 순차적인 성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되었는데, 이는 미국의 관세 인상이 중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항셍 지수 구성 기업 중 33개사가 1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1.1% 상회했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고, 바이두의 광고 사업 전망 또한 암울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메이투안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이전 3개월 동안의 20% 성장률보다는 둔화된 수치다. 샤오미, 콰이쇼우 테크놀로지, 리샹 자동차 등도 이번 주 후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른 주요 아시아 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일본의 니케이 225 지수는 0.8%,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1.2% 상승한 반면, 호주의 S&P/ASX 200 지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홍콩 증시는 당분간 중국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그리고 미·중 무역 갈등의 전개 양상에 따라 변동성이 높은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