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통제장비 LIG 품에…0.1점 차로 한화 제쳐
'한국형 사드' 등 차세대 무기 개발 경쟁 서막
'한국형 사드' 등 차세대 무기 개발 경쟁 서막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 블로그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천궁-3 사업의 19개 핵심 품목 가운데 체계 종합을 포함한 8개 분야의 주관사로 LIG넥스원을 낙점했다. '한국형 아이언돔'이라는 별칭이 붙은 천궁-3는 기존 천궁-2보다 사거리와 명중률을 포함한 교전 능력은 5배, 방어 가능 영역은 4배 더 넓어진다. 2034년까지 개발을 마칠 예정이며, LIG넥스원은 체계 종합뿐 아니라 핵심인 요격 미사일과 교전통제소 개발을 맡는다. 특히 미사일 분야에서는 불과 0.1점의 근소한 차이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앞섰다. 사격통제시스템 분야 진출을 노렸던 한화시스템 역시 LIG넥스원에 고배를 마셨다.
천궁-3는 북한의 지능화한 기동 표적과 같이 복잡하고 다양한 공중 위협에 대응하는 첨단 요격 능력을 갖춘다. 앞으로 L-SAM,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과 함께 운용되면서 국가 다층 방공망의 중심축 역할을 할 전망이다.
◇ 방산 라이벌, 전선은 바다와 하늘로
한편, LIG넥스원이 사업의 주도권을 가져갔지만 한화 역시 기존 천궁-2에서 맡았던 핵심 분야 지위를 지켰다. 한화는 다기능 레이더, 발사대, 추진 시스템 개발을 계속 맡는다. 발사대 분야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0.7점 차로 LIG넥스원을 따돌려 체면을 지켰다. 이 밖에도 기체 구조물은 두원중공업, 열전지는 비츠로셀, 비행 데이터 기록장치는 단암시스템즈 같은 중견기업들이 사업에 참여한다.
이번 수주전을 계기로 양사의 경쟁은 방산 분야 전반으로 더욱 치열해졌다. 실제로 천궁-3 사업 발표 당일, 방사청은 3억 7400만 달러(약 5200억 원) 규모의 장보고-II(214급) 잠수함 성능 개량 사업자로 HD현대·LIG넥스원 컨소시엄을 선정, 한화오션·한화시스템 컨소시엄을 따돌렸다. 한 방산 소식통은 "LIG넥스원의 국산 소나 체계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 차세대 무기체계 주도권 확보 경쟁
경쟁은 다른 대형 사업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2034년까지 1조 7700억 원을 투입하는 전자전기 사업에서는 대한항공·LIG넥스원 팀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시스템 팀이 맞붙는다. '한국형 사드'라는 별칭의 L-SAM-II 사업도 양사의 다음 격전지다. 고도 40~150km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L-SAM-II 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양측의 경쟁도 치열하다.
이번 천궁-3 사업은 한국이 독자적인 첨단 방공 능력을 확보하고 대공 방어 주권을 강화하는 상징적인 이정표다. 수주 결과로 LIG넥스원은 국내 방공 유도무기 분야의 확고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으며, 첨단 기술의 내재화와 국내 중소·중견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 효과도 기대된다. 앞으로 L-SAM-II, 전자전기 같은 차세대 무기체계 개발 사업에서 한화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