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WHO에 5년간 5억 달러 지원…美 탈퇴 후 최대 공여국 부상

글로벌이코노믹

中, WHO에 5년간 5억 달러 지원…美 탈퇴 후 최대 공여국 부상

美 탈퇴로 6억 달러 예산 적자 발생, WHO 직원 감축·프로그램 축소
국제 팬데믹 협정 채택으로 글로벌 보건 공조 체계 강화
이전에 WHO에 가장 큰 기여를 했던 미국은 보건국의 2025년 예산에서 6억 달러의 적자를 남겼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전에 WHO에 가장 큰 기여를 했던 미국은 보건국의 2025년 예산에서 6억 달러의 적자를 남겼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5년간 5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하며 미국 탈퇴 후 최대 국가 공여국으로 나섰다. 류궈중 중국 부총리는 1일(현지시각) 제78차 제네바 세계보건총회에서 이같이 발표했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번 약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WHO 탈퇴와 자금 지원 중단을 결정한 후 WHO가 수십 년 만에 가장 심각한 재정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전 최대 기부국이었던 미국의 탈퇴로 WHO 2025년 예산에서 6억 달러의 적자가 발생했다.

5월 19일부터 27일까지 열린 올해 총회는 76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이 불참한 대회였다. 대의원들은 2026~2027년 예산을 당초 제안된 53억 달러에서 20% 삭감된 42억 달러로 승인했으며, 향후 2년간 회원국 의무 분담금을 20%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류 부총리는 "세계는 현재 일방주의와 권력 정치의 영향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세계 보건 안보에 중대한 도전을 가져온다"며 "다자주의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확실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카타르와 스위스를 포함한 회원국들도 자금 격차 해소를 위해 최소 1억 7000만 달러를 공동으로 약속했다고 WHO가 발표했다.
재정적 제약에 대응하기 위해 WHO는 전 세계적으로 직원을 감축하고 프로그램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이러한 감축이 세계 보건 비상사태에 대응하는 WHO의 능력을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스테르담 욥 랭 연구소의 크리스토프 벤 글로벌 보건 외교 책임자는 "WHO가 지금 부족한 것은 예산만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의료 전문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고, 최고의 전문가 중 일부는 항상 미국 출신이었기에 솔직히 그들이 몹시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워싱턴의 불참은 의도치 않게 오랫동안 기다려온 국제 팬데믹 협정의 진전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됐을 수 있다. 이번 총회는 3년간의 협상 끝에 WHO 팬데믹 협정을 채택했다. 찬성 124표, 반대 0표, 기권 11표로 가결된 이 조약은 WHO 틀 하에서 팬데믹 대비와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 협정은 더 나은 글로벌 공조를 위한 원칙과 메커니즘을 제시하며, 백신·치료제·진단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드러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 협정은 공중보건, 과학 및 다자간 행동의 승리"라며 "우리 시민, 사회, 경제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견뎌낸 것과 같은 손실을 다시 겪을 수 있는 취약한 상태로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인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