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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BYD 최대 딜러 첸청 파산... 중국 전기차 시장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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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BYD 최대 딜러 첸청 파산... 중국 전기차 시장 '빨간불'

과도한 확장, 정책 변화 겹쳐 딜러 20여 곳 폐쇄… 고객 1천 명 피해 확산
제조사-딜러 책임 공방 심화, 유통 구조 변화 속 소비자 보호 대책 '도마 위'
BYD의 중국 딜러 첸청 그룹의 갑작스러운 매장 폐쇄로 고객들이 혼란에 빠졌다. BYD는 이번 딜러 위기의 원인을 첸청 그룹의 내부 경영 오류와 무분별한 부채 확장으로 지목하며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BYD이미지 확대보기
BYD의 중국 딜러 첸청 그룹의 갑작스러운 매장 폐쇄로 고객들이 혼란에 빠졌다. BYD는 이번 딜러 위기의 원인을 첸청 그룹의 내부 경영 오류와 무분별한 부채 확장으로 지목하며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BYD
중국 산둥성에서 비야디(BYD)의 최대 딜러 파트너 가운데 하나인 첸청 그룹이 갑작스럽게 20개 넘는 4S 매장을 폐쇄했다. 이에 고객 1000명 이상과 직원 수백 명이 큰 혼란을 겪는 중이라고 자동차 전문 매체 카뉴스 차이나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중국 자동차 산업, 특히 전기차 시장의 유통 구조와 제조사-딜러 관계에 심각한 질문을 던진다.

◇ BYD, "딜러의 공격적 확장과 내부 관리 부실 탓" vs 첸청 그룹, "BYD의 정책 조정이 현금 흐름 악화시켜"

보도에 따르면 BYD 브랜드 및 홍보 부서는 첸청 그룹의 자금 조달망 붕괴 가능성에 관해 입장을 밝혔다. BYD는 최근 몇 해 동안 딜러 네트워크 정책을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첸청 그룹 위기는 "해당 딜러 그룹이 신중한 계획 없이 부채 조달에 의존하여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추진한 데 뿌리를 둔다"고 지적했다. 이는 첸청 그룹의 내부적인 사업 관리 오류가 문제의 원인이라는 BYD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 4월 17일자 첸청 그룹의 내부 문서는 BYD와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첸청 그룹 경영진은 BYD가 네트워크 정책을 조정한 것이 자사의 현금 흐름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비난했다. 첸청 그룹은 내부 성명에서 "BYD가 지난 2년간 단행한 조정으로 인해 우리 재정에 막대한 압박이 가해졌다"고 밝혔다. 또한, 산둥성 자동차 시장 침체와 은행 부문 대출 심사 강화 등 외부 요인도 위기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지목했다.
◇첸청 그룹의 갑작스러운 폐쇄와 고객 1000명 넘는 피해

첸청 홀딩스(乾城控股)는 산둥성 내 20여 개 BYD 4S 매장을 운영하던 대형 딜러 그룹이었다. 지난 4월부터 잇따라 매장이 문을 닫고 직원 급여 체불 및 고객 서비스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대표 매장인 지난(济南) 첸성(Qiansheng)은 한때 '중국 최대 BYD 플래그십 스토어'로 불렸으나, 현재는 직원 2명만 남아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피해 고객은 1000명 이상으로 추정되며, 미리 낸 차량 보험, 정비 패키지, 보증 서비스, 차량 구매금 등 환불 및 서비스 제공이 중단된 상태다. 미리 냈던 3년치 보험, 평생 무상 점검 등 약속된 서비스와 환불을 받지 못하는 고객이 많다. 이에 피해자들은 온라인 권리 보호 단체를 꾸려 집단 소송과 환불 요구에 나섰으며, 일부 단체는 500명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일부 직원은 6개월 넘게 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BYD, 소비자 불만 속 구조적 변화 직면

BYD는 일부 폐쇄 매장을 다른 현지 딜러가 인수했으며, 고객과 직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다수 소비자는 실질적인 해결책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피해 고객들은 BYD 브랜드를 믿어 공식 딜러에서 구매했으나, 제조사가 딜러 관리 및 소비자 보호에 소극적이라는 점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번 사태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소비 심리 위축, 제조사들의 직판(Direct Sales) 강화 전략이 전통 딜러 네트워크에 미치는 구조적 위기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BYD뿐 아니라 테슬라 등 주요 전기차 브랜드가 직영 채널 확대와 온라인 판매 강화로 딜러 마진이 줄고, 전통 딜러의 재정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첸청의 사례는 과도한 외형 확장, 부실한 자금 관리, 제조사와 딜러 사이 정책 불일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대규모 네트워크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BYD 또한 전국적으로 4000여 개 딜러 매장 가운데 일부가 최근 1년 사이 문을 닫는 등 구조적 압박을 받고 있다.

앞으로 BYD는 딜러 관리 및 고객 보호에 관한 신뢰 회복, 직판 모델과 딜러 네트워크의 균형 등 구조적 대응이 요구될 전망이다. 산둥성 첸청 그룹의 BYD 딜러 네트워크 붕괴는 중국 자동차 유통 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제조사-딜러 사이 갈등, 그리고 과도한 확장 위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피해 소비자들은 환불과 서비스 보장을 요구하지만, BYD와 딜러 모두 책임을 떠넘겨 실질적 해결이 늦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딜러 네트워크의 지속 가능성과 제조사의 소비자 보호 책임이 중요한 화두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