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SS "중국 건조 속도, 미국 압도"… HD현대·한화오션, "AI·수출로 '질적 우위' 확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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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중국, 2035년 '80척 핵잠수함' 목표… 건조 속도 '경고음'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와 미 해군정보국(ONI)의 최근 보고서는 서방 국가들에 뼈아픈 경고장을 던졌다. 중국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무려 7만 9000톤 규모의 잠수함을 진수했다. 같은 기간 미국이 버지니아급 공격핵잠수함 7척(약 5만 5000톤)을 건수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양적 격차는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
특히 후루다오 조선소의 생산 능력 확대는 중국이 해군 전력을 단순한 연안 방어용에서 대양 해군(Blue-water Navy)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마이크 브룩스 제독은 "중국이 2035년 이후 인도양과 북극 항로까지 작전 반경을 넓힐 것"이라며, 핵추진 유도미사일 잠수함(SSGN)과 차세대 공격잠수함을 필두로 한 80척 체제를 예고했다. 비록 IISS가 "중국 잠수함의 소음 문제 등 기술적 한계는 여전하다"고 지적했으나, 압도적인 생산 속도와 물량 공세는 이미 서방의 안보 전략을 흔들고 있다.
서방의 반격… '하드웨어'보다 '두뇌' 승부
중국의 양적 팽창에 맞서 미국과 영국·호주(AUKUS)는 '기술적 우위'로 회귀했다. 미 해군 잠수함 사령부가 최근 밝힌 핵심 전략은 명확하다. 단순히 잠수함을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인 수중 체계(UUV)와 AI 전투 시스템을 결합해 '잠수함의 눈과 귀'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미국 DARPA의 '딥 소트(Deep Thoughts)' 연구와 같은 무인 자율 운영 프로젝트가 쏟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잠수함 내 어뢰관 발사·회수 기능을 갖춘 무인정, AI 기반 소나 탐지 플랫폼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방산 시장의 지형도가 '누가 더 크게 만드느냐'에서 '누가 더 똑똑하게 통제하느냐'로 이동한 것이다.
K-조선, '무인 표준'과 '글로벌 MRO'로 빈틈 공략
이 급격한 변화의 파고에서 K-방산의 움직임은 전략적이다. 단순히 '배를 잘 만드는 조선소'에 머물지 않고, AI 방산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진입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씨에어스페이스(SAS) 2026'에서 미 AI 방산의 핵심인 안두릴(Anduril)과 손잡았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향후 글로벌 UUV 시장의 규제와 표준을 한국 기업이 주도하겠다는 의지다. 미국선급협회(ABS)와 함께 자율 해양 시스템 표준화에 참여한 것은 HD현대가 미국 해군 전력의 '공급망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화오션 역시 전통적인 잠수함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승부수를 띄웠다.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CPSP) 사업 수주는 한화오션이 가진 '장보고-III'의 검증된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 입증할 시험대다. 단순히 잠수함 기체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운영·유지·보수(MRO) 및 현지 맞춤형 토탈 솔루션을 제안하며, 좁은 문으로 평가받던 캐나다 시장에서 강력한 수주 후보로 부상했다.
지금 투자자와 기업이 봐야 할 3가지 지표
잠수함 시장의 대전환기, 판세를 읽기 위해선 다음 세 가지 포인트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첫째, AI 소프트웨어 통합 역량이다. 조선사가 얼마나 빠르게 AI 전투 보조 시스템을 자사 플랫폼에 이식할 수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HD현대의 안두릴 협력 속도가 그 척도다.
둘째, 글로벌 MRO 시장 점유율이다. 단순 수주를 넘어 현지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정비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한화오션의 캐나다 프로젝트 성과가 기준선이 될 것이다.
셋째, 'AUKUS' 공급망 편입 가능성이다. 동맹국 간의 잠수함 전력 공유체계 내에서 국내 기업이 배터리, 소나 부품 등 핵심 부품 공급처로 선정될 수 있는지가 'K-방산'의 다음 수익 모델을 결정짓는다.
바다 밑 경쟁은 이미 '톤수' 싸움에서 '데이터' 싸움으로 변했다. HD현대와 한화오션 등이 각각 무인 기술과 잠수함 솔루션이라는 서로 다른 창과 방패를 들고 나선 지금, 한국 방산이 이 거대한 해양 안보 격변기 속에서 단순 공급자를 넘어 글로벌 안보의 '핵심 파트너'로 도약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