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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파운드리스, 미국 반도체 생산에 160억 달러 투자...AI·공급망 강화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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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파운드리스, 미국 반도체 생산에 160억 달러 투자...AI·공급망 강화 본격화

뉴욕·버몬트 공장 130억 달러 확장, 30억 달러는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에 투입
미국 뉴욕시 타임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화면에 반도체 및 칩 제조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시 타임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화면에 반도체 및 칩 제조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국 반도체 산업이 인공지능(AI)과 공급망 안정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다시 움직이고 있다. 최근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역량 확대를 위해 160억 달러(약 21조7400억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지난 4일(현지시간) 회사 공식 발표와 배런스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뉴욕주 몰타와 버몬트주 에섹스 정션에 위치한 생산시설을 대폭 확장하고, 첨단 반도체 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 중 130억 달러를 두 지역의 기존 공장 확장과 첨단 패키징·실리콘 포토닉스 센터 설립에 사용하고, 30억 달러는 차세대 갈륨나이트라이드(GaN) 전력소자, 광학 부품 등 연구개발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글로벌파운드리스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중심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 그리고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통신 인프라용 반도체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AI와 전기차, 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서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애플, 스페이스X, AMD, 퀄컴, NXP, GM 등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과 협력해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다. 애플은 2010년부터 아이폰용 반도체를 이 회사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스페이스X 위성에도 글로벌파운드리스의 칩이 들어간다. 회사 측은 "AI 혁명은 데이터센터와 각종 기기에서 반도체 수요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이번 투자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앞당기고, 공급망을 튼튼하게 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 발표 이후 글로벌파운드리스 주가는 2%가량 상승해 37달러 62센트에 마감했다. 회사의 재무 상태도 양호하다. 20251분기 매출은 159000만 달러, 순이익은 18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자동차와 통신 부문에서 강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미국 반도체 지원법(CHIPS) 자금도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15억 달러의 직접 지원금을 받았으나, 향후 추가 지원 여부는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는 미중 기술 경쟁, 공급망 불확실성, 고율 관세 등 외부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파운드리스의 투자 확대는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시키고, 주요 고객사들의 위험 분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스의 팀 브린 최고경영자는 "미국 내에서 첨단 반도체를 설계·생산하는 기술 리더들과 협력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AI, 전기차, 통신 등 미래 산업을 겨냥한 반도체 기술 개발과 생산 확대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160억 달러 투자, 미국 반도체 산업 재편 신호탄


글로벌파운드리스의 이번 투자 계획은 미국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상징한다. 기존에 연평균 14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설비 투자 규모를 10배 이상 늘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5년간 글로벌파운드리스의 투자 규모는 인텔,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비해 현저히 적었으나,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생산 비중과 기술 자립도를 높이려는 의지가 분명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파운드리스는 대만 TSMC 등과 달리 초미세공정 대신 비용 효율성과 안정적 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사가 생산하는 필수 칩은 전력 제어, 데이터 흐름 관리 등 각종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으로, AI와 데이터센터, 차량용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 AI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에 30억 달러...공급망 다변화도 추진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도 30억 달러를 투입한다. 실리콘 포토닉스, 갈륨나이트라이드(GaN) 전력소자, 첨단 패키징 등 미래 시장을 겨냥한 연구개발이 핵심이다. 회사는 "미국 내 모든 생산시설이 자동차, 통신,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산업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애플, 퀄컴, 스페이스X 등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넓히고, 주요 고객사들의 공급 위험을 줄이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해외 생산 반도체에 고율 관세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글로벌파운드리스의 미국 내 투자 확대는 고객사들의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파운드리스의 160억 달러 투자 발표는 미국 반도체 산업 재편과 공급망 안정, AI·차세대 기술 대응이라는 세 가지 흐름이 맞물린 전략적 결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미국 반도체 생산 역량 강화와 미래 기술 경쟁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