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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가동률 50%'의 늪…상법 잣대 대면 '환불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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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가동률 50%'의 늪…상법 잣대 대면 '환불 대상'

2조 달러 투입하고도 결함 800건 방치…변호사가 분석한 '5세대 스텔스기의 민낯'
'일반 자동차였다면 벌써 리콜'…독점적 군수 시장 특수성 속 '무한 패치'의 역설
GAO '완전 임무 가능률 30%' vs '임무 가능률 55%'…지표에 따라 달라지는 평가
육군운영 비용 연 50억 달러 돌파·블록 4 165억 달러로 늘어나…구조적 악순환
2026년 3월 10일 푸에르토리코 세이바 공항에서 미 해병대원이 F-35B 조종사에게 수신호를 보내고 있다. 5세대 스텔스기의 위용을 자랑하지만, 내부적으로는 800건 이상의 미해결 결함과 낮은 가동률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사진=미 공군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3월 10일 푸에르토리코 세이바 공항에서 미 해병대원이 F-35B 조종사에게 수신호를 보내고 있다. 5세대 스텔스기의 위용을 자랑하지만, 내부적으로는 800건 이상의 미해결 결함과 낮은 가동률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사진=미 공군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작전의 핵심 자산으로 전장을 누비는 F-35 '라이트닝 II'가 법적 사고실험의 도마 위에 올랐다. 국방 기고가이자 변호사인 해리슨 카스(Harrison Kass)는 19포티파이브(19FortyFive)를 통해, 일반 소비재에 적용되는 '레몬법(Lemon Law)'의 잣대를 F-35에 들이대 본 결과, 제조사 록히드 마틴이 민사상 패소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다만 이 분석은 법적 사고실험으로, 군수 시장의 구조적 특수성을 조명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가동률 50%'의 진실…지표에 따라 더 심각할 수도


카스 변호사가 인용한 '임무 가능률(Mission-Capable Rate) 50~55%'는 GAO의 2023년 3월 기준 데이터와 일치한다. '임무 가능률'은 F-35가 할당된 임무 중 '하나 이상'을 수행할 수 있는 비율이지만, 미 국방부 운용시험평가국(DOT&E)이 '전투 준비태세의 더 나은 평가 기준'으로 제시하는 '완전 임무 가능률(Full Mission-Capable Rate)'은 2023년 기준 단 30%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모든 할당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완전한 전투 준비 상태의 F-35는 10대 중 3대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CBO는 특히 F-35B와 F-35C의 경우 "가장 새로운 기체만이 완전 임무 가능률 10%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라고 보고했으며, 기령이 들수록 가동률이 하락하는 추세를 확인했다. 카스의 "이틀에 한 번은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라는 비유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800건 결함의 미스터리…GAO가 '묵시적 보증 위반'을 입증하는 셈

800건 이상의 미해결 결함(deficiencies)이라는 수치는 GAO가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지적해온 공식 데이터다. GAO는 결함을 "무기 체계가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안전성·적합성·효과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례"로 정의하고 있다. 이 결함들은 소프트웨어, 임무 시스템, 유지보수, 전투 준비태세 전반에 걸쳐 있으며, 수년간 운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GAO의 최신 보고서(GAO-25-107632)에 따르면, 록히드 마틴이 연간 생산하는 기체별로 미해결 결함 건수가 누적되는 양상이 발견되었다. 이전 롯트(Lot)에서 발견된 결함이 다음 롯트에도 수정되지 않은 채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다. 이는 카스가 주장한 "판매자가 수리 기회를 받았으나 제품이 여전히 실질적으로 결함이 있다"는 레몬법적 논거를 뒷받침한다.

'환불 대신 추가 예산'의 악순환…구조적 문제의 민낯


카스의 분석에서 가장 날카로운 지적은 "민간 시장이었다면 파산이나 대규모 소송으로 이어졌을 사안들이 방산 분야에서는 '성능 개량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해 제조사의 추가 수익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실제로 블록 4 현대화 비용은 2018년 106억 달러에서 165억 달러로 부풀어 올랐으며, 완료 시기는 2031년으로 늦춰졌다. F-35의 연간 유지보수 비용은 2023년 기준 50억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소비자 상법 vs 국방 조달 프로세스 비교. 인포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구글 제미나이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소비자 상법 vs 국방 조달 프로세스 비교. 인포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구글 제미나이


미 정부감시 프로젝트(POGO)는 이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총체적 시스템 성능 책임(TSPR)' 계약 구조를 지목한다. 초기 계약 설계 단계에서 록히드 마틴이 유지보수의 대부분을 담당하도록 설계되어, 안정적인 수익원은 보장되지만 프로그램 전반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계약자 정비사가 군 정비병보다 수리에 2배 이상 긴 시간이 걸리는 것도 이러한 구조의 산물이다.

사고실험이 보여주는 방산 조달의 구조적 문제


카스의 분석은 어디까지나 사고실험이다. F-35는 일반 소비재가 아니며, 군수 조달은 민간 상거래와 근본적으로 다른 법적 틀 속에서 운영된다. 그러나 이 사고실험이 조명하는 구조적 문제—공급자 독점, 충분한 감독 부재, '더 많은 예산'으로 결함을 무마하는 관행—는 비단 F-35뿐 아니라 대형 방산 프로그램 전반에 해당하는 보편적 과제다.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공군은 40대의 F-35A를 운용 중이며 20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미군과 동일한 가동률 문제와 유지보수 비용 상승은 한국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국군이 KF-21 '보라매'를 비롯한 국산 무기 체계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F-35의 '총체적 시스템 성능 책임' 계약 모델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유사한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