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며, 중국 고위 경제 당국자들과의 협상이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은 이번 주 런던에서 만나 관세를 넘어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출 규제로 확대된 무역 갈등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
뉴욕 소재 외환 회사 배녹번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전략가는 “이번 협상은 단순한 관세뿐 아니라 수출 통제 문제까지 포함된다”면서 “이러한 요소들이 상호 맞교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협상 결과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하며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 대비 0.2% 상승한 144.92엔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다만 올해 연간으로는 엔화 대비 약 8.5% 하락한 상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관세 조치로 시장이 요동치면서, 엔화는 안전자산 선호에 힘입어 올해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가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에 직면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다음 주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 금리 인상 시점이 다소 늦춰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뉴욕 시장 후반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0.12% 상승한 99.03을 기록했다. 달러 지수는 무역 전쟁과 관세가 미국 경제와 성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로 올해 연간으로는 약 8% 이상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일부 미국 자산을 매도하고 대체 투자처를 모색하며 달러 약세를 견인했다.
유로화는 1.1420달러로 보합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협상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뉴욕 맥쿼리 은행의 티에리 위즈만 외환·금리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협상이 실질적인 합의로 이어진다면 시장은 이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위험 회피 심리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근 흐름을 보면 미국 달러화는 위험자산처럼 움직이고 있다”면서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 달러가 반등할 수 있지만, 그 반등세는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운드화는 영국의 고용 지표 부진으로 달러 대비 하락했다. 영국 노동시장의 약화가 통화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의 4월까지 최근 3개월간 임금 상승률은 5.2%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고,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0.4% 하락한 1.3496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다음 주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전망이다.
이번 주 투자자들의 관심은 11일 발표될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집중돼 있다.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회의를 앞두고 지표가 연준의 정책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말까지 두 차례에 걸친 25bp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