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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군 수뇌부 하루 만에 제거…혁명수비대 사령관·참모총장 등 최소 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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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군 수뇌부 하루 만에 제거…혁명수비대 사령관·참모총장 등 최소 3명 사망

지난 2022년 2월 9일(현지시각)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오른쪽)과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 사령관이 미공개 장소에서 '헤이바르셰칸(Kheibarshekan)' 미사일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2년 2월 9일(현지시각)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오른쪽)과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 사령관이 미공개 장소에서 '헤이바르셰칸(Kheibarshekan)' 미사일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 등 전국 주요 도시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이란군 최고위 인사들을 제거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이란군 참모총장과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을 포함해 최소 3명의 핵심 지휘관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국영방송과 복수의 고위 관리들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최고위 인사는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으로 그의 부참모총장 1명도 함께 사망했다.

혁명수비대는 자국 사령관인 호세인 살라미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주거지와 군사단지 내 숙소 등에서 표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이란 핵과학자나 보안 당국자를 은밀히 암살해 왔지만 이처럼 이란 군 수뇌부를 한날한시에 대거 제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격은 테헤란을 비롯해 타브리즈, 이스파한, 케르만샤, 아라크 등 전국 6개 도시의 군사기지, 미사일 저장고, 핵·미사일 관련 시설에 동시다발로 이뤄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건물이 붕괴됐다고 보도됐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시온주의 정권은 이번 범죄로 인해 암울하고 고통스러운 운명을 자초했으며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그는 또 “이번 공격으로 여러 고위 지휘관과 핵과학자들이 희생됐다”면서 “이스라엘은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습으로 하메네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알리 샴카니 전 국가안보최고회의 사무총장도 테헤란 북부 고급 아파트 펜트하우스에서 큰 부상을 입은 뒤 사망했다. 샴카니는 이란과 미국 간 핵 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위원회를 이끌고 있던 핵심 정치인이자 해군 출신의 고위 군인이었다.

이외에도 골람알리 라시드 이란군 고위 장성, 물리학자 모하마드 메흐디 테헤란지, 핵과학자 페레이둔 아바시 등이 사망한 것으로 이란 국영 언론은 전했다.

보안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번 공습에서 이란의 주요 방공망까지 함께 무력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사·핵·전략 시설 전반에 대한 방어 능력에 큰 손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의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 메흐디 라흐마티는 “그들이 정말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일을 저질렀다”면서 “이란은 강력한 보복을 준비 중이며 이번 충돌은 역내 전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 대변인은 성명에서 “시온주의 적의 침략에 단호하고 혹독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과 미국 모두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1989년 이라크 전쟁 이후 외세의 대규모 공격을 받은 적이 없었으며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그동안 전면전을 피하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수뇌부 붕괴와 방공망 손실은 향후 이란의 보복 및 전면전 준비에 큰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