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태국과 함께 동남아 3개국 참여...서구 대안 외교 블록 확대
총 10번째 파트너국으로 승인...정상회의 참석 자격 부여
총 10번째 파트너국으로 승인...정상회의 참석 자격 부여

브라질 정부는 성명을 통해 "베트남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유의미한 행위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남-남 협력과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노력은 그룹의 이익과의 융합을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파트너 국가 지위를 획득한 베트남은 이제 브릭스 정상회의 및 기타 논의 세션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됐다. 베트남은 올해 초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이 원래 회원국인 브릭스와 파트너십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베트남의 브릭스 파트너 국가 승인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브릭스의 영향력 확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이미 말레이시아와 태국이 파트너 국가 지위를 획득한 상태로, 동남아시아 3개국이 브릭스 파트너십에 참여하게 됐다.
2009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개국으로 설립된 브릭스는 곧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가입하면서 5개 회원국 체제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를 새로운 정회원국으로 포함하면서 전통적인 서구 강대국에 대한 외교적 균형추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브릭스의 파트너 국가로는 베트남을 포함해 벨라루스, 볼리비아, 카자흐스탄, 쿠바,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태국, 우간다, 우즈베키스탄 등 총 10개국이 있다. 이들 국가는 정회원국은 아니지만, 브릭스의 주요 회의와 협력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베트남의 브릭스 파트너 국가 가입은 여러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우선 베트남이 미-중 경쟁 구도에서 균형외교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트남은 미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중국 주도의 다자 협력체에도 적극 참여하는 실용적 접근을 택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은 브릭스를 통해 신흥국 간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서구 중심의 국제 질서에 대한 대안적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인프라 개발, 무역 촉진, 투자 유치 등 분야에서 브릭스 회원국들과의 협력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브릭스는 2025년 브라질이 의장국을 맡아 운영할 예정이다. 브라질은 베트남의 파트너 국가 승인을 발표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의 브릭스 확장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브릭스의 확장은 국제 정치 지형의 변화를 반영한다. 전통적으로 서구 주도의 G7과 같은 협의체에 대응하는 신흥국 블록으로 출발한 브릭스는 이제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구로 성장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구와 러시아 간 대립이 심화하면서, 브릭스는 비서구 국가들에 대안적 협력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서구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브릭스와 같은 다자 협력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의 브릭스 파트너 국가 가입은 동남아시아 지역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ASEAN) 회원국 중 인도네시아가 이미 브릭스 정회원국이고,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이 파트너 국가가 되면서 동남아시아에서 브릭스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들 국가는 경제적으로는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안보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복합적 접근을 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브릭스 파트너 국가 가입이 지역 내 다른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등 다른 아세안 회원국들도 브릭스와의 협력 강화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브릭스는 내년에 러시아가 의장국을 맡을 예정이어서, 서구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브릭스를 통해 국제적 고립을 돌파하려는 시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