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걸 EV 1만 달러→8천 달러, 신형 세단 Seal 06은 1만 5000달러에 각각 출시

BYD(비와이디)는 지난달 22개 모델 가격을 최대 34%까지 내렸고, 최근 신형 세단 Seal 06까지 1만 5000달러(약 2000만 원)에 내놓으며 저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전기차업계는 '생존 경쟁'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유럽에서는 전기차 판매량에서 BYD가 테슬라를 처음 앞질렀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Electrek)'이 보도했다.
◇ 가격 경쟁 "지속 불가" 경고에도, BYD는 또 한 차례 가격 인하
BYD의 스텔라 리 부사장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은 매우 극단적이고 힘든 싸움"이라며 "지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스텔라 리 부사장은 "이런 경쟁 속에서는 일부 브랜드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BYD는 지난달 22개 모델 가격을 최대 34%까지 내렸고, 이에 따라 경쟁사들도 줄줄이 가격을 낮추고 있다.
BYD의 대표적인 저가 모델인 시걸(Seagull) EV는 기존 1만 달러(약 1300만 원)이었던 가격이 최근 8000달러(약 1000만 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는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차 중 하나로, 업계 내 가격 인하 경쟁을 부추긴 주범이다. 지난 5월 23일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가격 인하는 시장에 혼란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중국자동차제조업협회(CAMA)는 "무질서한 가격 경쟁은 악순환을 심화시켜 기업의 이익을 더 줄인다"고 경고했다.
◇ 신형 세단 Seal 06, 1만 5000달러에 출시...유럽서 테슬라 판매량도 앞질러
BYD는 최근 신형 세단 Seal 06을 중국 시장에 1만 5000달러(약 2000만 원)에 내놓았다. 이는 테슬라 모델3의 절반 이하 가격이다. Seal 06은 4,720mm 길이의 미드사이즈 세단으로, 110kW 또는 160kW 모터와 46.1kWh 배터리를 장착해 CLTC 기준 최대 470km를 달릴 수 있다. 이 모델은 기존 Seal EV보다 한 단계 낮은 가격대에 출시돼 시장 내 가격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업계에서는 BYD가 해외 시장에서도 저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본다. BYD는 유럽 시장에서 시걸 EV를 '돌핀 서프(Dolphin Surf)'라는 이름으로 내놓았으며, 영국 기준 시작 가격은 1만 8650파운드(약 3400만 원)으로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차 중 하나다. 이 모델은 30kWh 배터리 기준 203마일(약 327km), 43.2kWh 배터리 기준 305마일(약 491km)를 달릴 수 있다.
BYD는 올해 4월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처음 앞질렀다. JATO 다이나믹스에 따르면, BYD는 4월 유럽에서 7231대의 전기차를 팔았고, 테슬라는 7165대를 팔았다. 올해 초 영국 시장에서도 BYD가 테슬라를 판매량 기준으로 앞서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 중국 내 경쟁 격화와 업계 반응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은 이미 과잉 공급 상태에 빠졌다. 최근 2년간 신차 평균 가격은 19% 내렸으며, 현재 평균 신차 가격은 약 16만 5000위안(약 3100만 원) 수준이다. BYD를 비롯한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가격 인하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 인하가 이어지면서 업계 전체의 이익이 크게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업계 대표들을 불러 "비용 이하로 자동차를 팔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가격 경쟁은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으며, 멀리 보면 중국 제조업의 이미지에도 해가 될 수 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이 이어지면 중소 업체들이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BYD의 급격한 가격 인하 이후 중국 내 주요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가 크게 내렸으며, 시장 전체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