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핵시설 동시 타격...지하 100m 벙커버스터 폭탄 사용
예멘 후티 반군, 홍해에 있는 미국 선박 공격 경고...전면전 가능성도
예멘 후티 반군, 홍해에 있는 미국 선박 공격 경고...전면전 가능성도

미국 국방부와 이스라엘 군 당국은 "지하 100m 넘게 깊이에 있는 포르도 핵연료 농축공장을 부수려면 B-2 스텔스폭격기에 실을 수 있는 3만 파운드(약 13.6t)짜리 벙커버스터 폭탄(GBU-57)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핵시설 3곳을 매우 성공적으로 공격했다"며 "모든 비행기가 이란 영공을 벗어나 안전하게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밤 10시(미 동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이것은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전 세계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이 평화의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이 지난 1주일 동안 이란 방공망과 공격용 미사일 능력을 차례로 무력화하며 핵 농축 시설을 손상시킨 뒤에 이뤄졌다.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은 "스텔스폭격기와 3만 파운드짜리 벙커버스터 폭탄만이 이란 지하 핵시설을 부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은 이미 이란의 여러 핵시설을 크게 부쉈다고 밝혔으나, 포르도 핵연료 농축공장을 부수기 위해 미국에 GBU-57 폭탄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정부는 공습 사실을 곧바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국영 IRNA 통신은 "포르도 핵시설에 공격이 있었고 방공망이 작동했다"고 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미리 "미국의 공격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미국의 개입은 이 지역에서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직접 군사 개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억제를 위한 고위급 협상 등 외교 노력을 여러 차례 벌였으나 실패한 뒤 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달간 이란 핵 야망 포기를 위한 외교에 힘썼으나, 이스라엘과 공화당 의원들의 강경 압박에 따라 군사 개입을 단행했다.
이번 공습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동참할 경우 이란이 보복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이뤄진 만큼, 중동 지역 전면전 위험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을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은 "미국이 이스라엘 작전에 동참할 경우 홍해에 있는 미국 선박을 다시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포르도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한다고 확인하며, GBU-57 폭탄이 포르도 시설을 공격할 경우 핵물질이 퍼질 위험도 있다고 밝혔다. 이전 이스라엘의 나탄즈 핵시설 공격에서도 현장 내 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